김기현 "특정 계파 배제하는 공천 안할 것"
최근 연이은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사진)이 “총선 공천 과정에서 특정 계파를 배제하는 등 불공정한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19일 밝혔다. 장제원 의원의 ‘사무총장 내정설’에 대해서도 “내정한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요즘 당에서 싸우는 불협화음이 더 크게 들린다며 우려하는 분이 많다”며 “연대·포용·탕평의 ‘연포탕 정치’를 통해 화학적 통합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선거 구호도 ‘어대현(어차피 당대표는 김기현)’에서 ‘연포탕’으로 바꾸기로 했다. 지지율이 안정 궤도에 올랐다는 판단하에 지지층 외연 확장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공약으로는 시스템 공천, 기회 균등을 위한 사법시험 부활 등을 내세웠다. 당대표가 되면 장 의원에게 사무총장을 맡길 것이냐는 질문에 “누구에게도 당직을 제안한 적이 없고 내정한 사실도 없다”고 답했다. ‘초선 의원들이 나경원 전 의원 비판 성명에 대거 동참한 것은 공천 줄세우기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물음에 “줄세우기 정치와는 관계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잠행에 들어간 나 전 의원에게도 손을 내밀었다. 김 의원은 “뜻과 방향을 같이할 수 있는 분 모두와 폭넓게 연대해 나가겠다”며 “(나 전 의원과의 만남과 관련한) 진행 과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나 전 의원을 향해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연포탕을 같이 끓였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지지층을 최대한 확장해 1차 투표에서 50% 이상을 득표하고, 결선투표라는 변수 없이 당대표가 되겠다는 전략의 연장선으로 분석된다.

약점으로 지목된 ‘수도권 확장성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중원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김 의원은 전날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김성원(경기 동두천시·연천군), 최춘식(경기 포천·가평) 의원을 포함해 경기 지역 당협위원장 30여 명과 비공개 만찬 회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지역 당협위원회 59곳 가운데 사고 당협 11곳과 친유승민계 4곳, 안철수 의원을 제외한 43개 당협위원장 중 대부분이 참석한 셈이다.

당내에선 김 의원의 행보를 두고 ‘1위 굳히기 전략’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제껏 김 의원은 선거 구호로 ‘어대현’을 내세우며 세몰이에 집중했다. 때론 나 전 의원을 겨냥해 “정부직을 맡으며 당대표를 하려 한다”고 비판하며 공격적 행보도 보였다. 그랬던 김 의원이 결선투표에 가게 되면 이준석 전 대표의 지지층 등 ‘반(反)김기현 연대’가 결집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자 ‘연포탕’을 외치며 외연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김 의원 측은 “지지율이 40%대까지 오르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결선투표에 가면 상황이 어떻게 뒤바뀔지 모른다”며 “과반 득표로 결선투표 없이 선거를 마무리하기 위한 방안을 계속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