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왼쪽),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 / 사진=연합뉴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왼쪽),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 / 사진=연합뉴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최근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민주당 소장파로 불리는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를 강도 높게 비판한 데 대해 "60살이 넘으면 뇌가 썩는다는 (본인의) 가설을 입증하려고 몸소 생체실험하는 게 아닌가"라고 비꼬았다.

진 교수는 지난달 30일 밤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유 전 이사장이 올렸다는 글을 읽고 충격을 받았다"며 "이 정도 수준은 아니었는데, 사고방식의 조야함과 조악함에 진짜 놀랐다"고 말했다.

또 "'조금박해'가 이재명 대표에게 해가 된다는 말은 적과 아의 구별을 통해서, 쉽게 말해 이 대표를 비판하는 발언은 이적행위(라는 주장)"라며 "이는 국가보안법 논리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진 교수는 "유 전 이사장이 젊은 시절에 '60이 지나면 뇌가 썩는다'는 흥미로운 의학적 가설을 내세우지 않았느냐"며 "의학계에서 지지받지 못하는데 이를 입증하려고 몸소 생체실험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은 (유 전 이사장에게)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하라'고 했는데, 지금 퇴장해도 아름답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 전 이사장은 지난달 28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유족 동의 없이 공개해 논란을 빚었던 '시민언론 민들레'에 '박지현과 조금박해는 왜 그럴까'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민주당에 불리하도록 기울어진 언론 지형으로 인해 박 전 위원장과 조금박해가 스스로 '마이크 파워'가 세다고 착각하고 있다는 게 골자다.

유 전 이사장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이지만, 내가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를 비난한다면 내가 사실의 근거가 없고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해도 (언론은) 아무런 검증을 하지 않고 내 말을 그대로 중계할 것"이라고 했다. 대다수가 친정부적인 성향인 언론이 박 전 위원장이나 조금박해의 발언이 민주당에 해가 될 것으로 보고 '쓴소리', '소신', '용기'와 같이 멋진 말로 치장해준다는 것이다.

유 전 이사장의 글이 화제가 되자 박 전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시민 작가의 발언을 보면서 다시 확신했다"며 "이제 민주당에서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30여 년 이상 기득권을 누려온 586세대는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