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9일 북한이 잇단 미사일 도발로 핵실험 우려를 키우는 데 대해 "중국은 북한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충분한 능력과 국제사회에서의 책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보도된 로이터 통신 인터뷰 및 대통령실이 발췌·배포한 발언 원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으로 한반도 안보 위기를 고조시키는 것과 관련, "북한 비핵화를 끌어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국에도 이로울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의 도발 중단과 관련, 중국 역할론을 강조하면서 압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계기에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최근 북한이 전례 없는 빈도로 도발을 지속하며 핵·미사일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인접국으로서 중국이 더욱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인터뷰에서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책임을 이행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역내 군사적 자산 유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도 밝혔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다만 한미가 한반도에 전략자산 배치를 강화키로 한 가운데 윤 대통령은 현재 2만8천500명 수준인 주한미군 규모에는 변화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앞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1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도록 건설적인 역할을 하지 않으면 동북아시아 역내에 미군의 군사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로이터 인터뷰에서 긴장이 지속되는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와 관련해서도 "(대만의) 일방적인 현상 변경은 모든 질서와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양안 갈등과 관련한 한국군 및 주한미군의 역할과 관련한 질문에 "(한국군으로서는) 우리 주변(한반도)에서 벌어지는 가장 위험한 상황부터 대응하고 통제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하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한다면 지극히 현명하지 못한 일"이라며 "(7차 핵실험 시) 지금까지 취하지 않았던 대응들이 포함된다고 할 수 있겠죠"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해당 발언을 영어로 옮기면서 "not seen in the past"(전례 없는)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북한이 (핵실험을 통해)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 굉장히 어리석은 결정이 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한다"며 "(국제사회 전체가) 일관되고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 핵실험시 미국과 일본 등 우방국과의 긴밀한 공조 관계를 바탕으로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는 경고 발언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최근 일본의 방위비 증액 움직임에 대해서는 "일본 열도 머리 위로 미사일이 날아가는데 국방비를 증액 안 하고 그냥 방치할 수는 없지 않았을까 (추측한다)"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0년간 대북정책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대응에 일관성이 부족했다고 지적하며 "우리는 한결같이, 그리고 서로 발맞춰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북한은 최근 사거리가 1만5천㎞로 미국 본토 전역 타격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되는 '화성-17형' ICBM과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을 잇달아 쏘아 올리며 핵실험 등 전략적 도발 가능성을 내비쳐왔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이 14일 시 주석을 만나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에 대한 우려를 피력하며 북한이 '책임 있는 행동'을 하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중국이 나서 북한을 자제시켜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한편 지난 23일 테슬라 및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와 화상 면담을 한 윤 대통령은 로이터 인터뷰에서 테슬라가 계획하는 아시아 지역 완성 전기차 생산기지 '기가팩토리'(Gigafactory)의 한국 유치 의지도 거듭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만일 테슬라, 스페이스X 등 이와 관련된 기업들이 국내에 투자하고, 기가팩토리를 만든다고 할 때는 정부가 할 수 있는 협력을 다 해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테슬라 유치를 위해 어떤 제안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에 투자하려는 기업에 특화된 부분들을 맞춤형으로 줄 생각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3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화상 면담에서 불공정한 노동 관행의 위험을 제거하기 위한 법치 확립을 강조했다고 로이터는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또 한국이 고도로 숙련된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으며, 외국 기업들이 예상하지 못한 재정적·규제적 측면의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국제적 기준에 맞춰 각종 규정을 정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윤 대통령은 화물노조 집단운송거부 등 파업 사태와 관련해서는 "한국의 강성 노조는 정말 심각한 문제"라며 법치주의에 입각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 불안정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고 금리 인상의 속도를 낮추고 폭을 줄여야 할 시점이라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며 "그럼에도 우리는 어떤 금융 불안정의 가능성을 지속해서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대장동 의혹'으로 28일 서울 중앙지검에 출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신문이 약 10시간30분만에 종료됐다. 이 대표는 심야조사를 거부했다.검찰 인권보호수사규칙에 따르면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 사이의 심야조사는 당사자의 동의가 필요하다.현재 이 대표는 검찰 신문을 마치고 오후 9시쯤부터 조서 열람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조서는 검찰이 피의자에게 관련된 혐의를 묻고 답한 과정을 기록한 문서다. 조서 열람은 자정까지 가능하다.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20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이 대표는 이날 조사에서 검찰의 모든 질문에 33쪽 분량의 서면진술서로 답변을 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대표는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은 진술서로 갈음하겠다"고 밝혔다.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 되고서는 여야 간 대화가 없어졌다"고 비판했다.박 전 원장은 28일 대구 수성구 한영아트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초청 '만약 지금 DJ였다면' 특강에서 "여당이건 야당이건 싸울 때 싸우고 일할 때 일하고 대화를 하면서 풀어갔었는데 윤 대통령이 되면서 여야 간에 대화가 없어졌다"고 했다.박 전 원장은 "윤 대통령은 지금 8개월이 되도록 야당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심지어 김건희 여사까지도 대통령 관저에서 계속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을 초청해서 얘기하는 걸 보면 아마 그 집에 곧 전당대회가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또 "윤 대통령이 지난해 9월22일 정치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셨다. 대통령이 거짓말을 하면 우리 국민이 누구를 이제 믿어야 하나"라고 지적했다.박 전 원장은 내년 총선 전 여당이 분열되고 보수 신당이 창당될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그는 "내년 국회의원 선거 전까지 공천에서 칼질당한 사람들이 이준석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 나경원 전 의원과 보수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며 "이 보수 신당이 오히려 보수당의 1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어떤 대통령이 당 대표에 못 나오도록 이렇게 극심하게 총기 난사를 하나"라며 "나도 정치를 오래 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그는 "윤 대통령의 황태자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키우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원희룡 장관, 안철수 의원이 그대로 있겠나"라며 "또 한 번 보수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신용현 한경닷컴
홀로 포토라인 선 채 500자 분량 입장문 3분간 발표…비난 수위 높아져李 만류에도 의원들 10여명 동행…일부는 조사 끝난 뒤에도 현장 찾기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사건'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지난 10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한 지 18일 만이다. 오전 10시 20분께 서울중앙지검 서문에 도착한 이 대표는 잠시 차량에서 내려 자신을 기다린 의원들과 악수를 한 후 준비된 단상 위에 올라가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이후 다시 차량에 올라탄 이 대표는 10시 22분께 청사 앞에 도착했다. 이어 포토라인 앞에 선 채 A4 용지에 적힌 입장문을 읽어내려갔다. 이 대표는 자신이 선 곳을 "윤석열 검사 독재 정권이 법치주의와 헌정 질서를 파괴한 현장", "정적 제거를 위해 국가 권력을 사유화한 최악의 현장"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 "이제 이 나라가 검사에 의한, 검사를 위한, 검사의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며 "권력자와 가까우면 어떤 죄도 면해주고, 권력자에 대항하면 사법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윤석열 정부를 작심 비판했다. 500자가 채 되지 않는 입장문을 읽는 데 3분가량이 소요됐다. 카메라에 포착된 이 대표의 입장문은 여기저기 줄이 그어져 있는 등 퇴고 흔적이 있었다. 인쇄된 입장문에는 담겼지만, 이 대표가 실제 언급하지 않은 문장도 있었다. 낭독 직전까지 직접 손보며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성남지청 출석 당시 A4 용지 8장, 약 2천300자 분량이던 입장문에 비하면 길이는 짧았지만, 대정부 비난 수위는 한층 높아졌다. '법치주의' '헌정질서 파괴' '정적제거' '독재정권' '폭압' 등의 강경한 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