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하강·상승 중 지상 190m서 부딪혀…"인명손실 예방 위해 필사적 노력"
지난달 육군헬기 공중충돌, '조종사 부주의' 탓…"소통 부재"
지난달 초 발생한 육군 소속 수리온 헬기(KUH-1) 2대의 공중 충돌 사고는 조종사 부주의 때문이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육군은 육군항공사령부와 육군본부 등이 구성한 중앙항공기사고조사위원회의 그간 조사 결과를 6일 발표하며 "주요 원인은 조종사들의 부주의에 따른 인적 요인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당시 조종사들은 외부 상황에 대한 주의 미흡과 상호 긴밀한 소통의 부재로 상대 헬기가 근접하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으며, 그 결과 두 헬기의 메인로터(주 프로펠러) 끝단이 지상 약 190m 높이에서 충돌했다.

급속헬기로프하강 훈련에 투입됐던 두 헬기는 공중 대기지점으로 이동하는 과정이었다.

전방에 위치했던 1번기는 후진하면서 고도를 올리고 있었고, 후방에 있던 2번기는 반대로 고도를 낮추다가 충돌이 발생했다.

사고 당시 헬기 상태, 기상, 조종사 건강 등에는 임무 수행에 제한이 없었다고 육군은 밝혔다.

육군은 두 헬기 조종사 중 어느 한 명에게 사고 책임이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육군은 "다만 두 헬기 조종사들은 메인로터 일부가 손상된 상황에서도 인명 손실을 예방하기 위해 훈련 중인 병력 등이 없는 안전지대로 불시착했으며 조종간을 끝까지 놓지 않고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필사적 노력을 했다"고 평가했다.

또 "불시착 이후에도 화재 예방을 위해 신속히 엔진을 정지시키는 등의 비상조치를 취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조종사들의 노력 결과 탑승자 총 18명 중 1명이 다치는 수준에서 인명 피해가 경미했던 것이라고 육군은 파악했다.

육군은 안전 통제 미흡에 대한 지휘 책임을 물어 조종사들이 속한 항공단 단장(대령) 등 지휘관 4명을 엄중히 경고하고, 조종사 2명은 군단 공중근무자격 심의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다.

조종사들은 심의 결과에 따라 자격 해임, 자격 정지, 자격 제한 중 한 가지 조처에 취해질 수 있다.

사고 헬기는 현재 포천 15항공단 정비고에 있으며, 육군은 해당 헬기 도태 여부를 판단한 뒤 그 결과를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에 보고할 계획이다.

육군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항공안전관리 시스템을 면밀하게 재검토·보완함으로써 안전이 확보된 가운데 완벽한 항공작전태세가 확립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육군헬기 공중충돌, '조종사 부주의' 탓…"소통 부재"
지난달 1일 경기도 포천 육군 부대에서 훈련 중이던 수리온 헬기 2대가 충돌해 비상 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사고는 지난달 21∼25일 열린 '대한민국 방위산업전(DX KOREA 2022)'을 앞두고 행사의 시범 비행·강하를 위한 훈련을 하던 중 일어났다.

DX 코리아는 육군 예비역 단체인 육군협회가 매년 주최하는 방위산업 전시회다.

민간 행사인데도 육군이 기동·화력 시범을 보이는 까닭에 이번 사고 이전부터 군이 민간단체 행사에 동원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논란이 있었다.

육군은 사고 직후 최소화했던 수리온 계열 헬기의 운항을 지난달 16일부터 정상화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