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대한 장관 편향적 생각" "비서실장 모르고 한 얘기 아냐"
농해수위, 양곡법 공방…與 "일방진행에 유감" 野 "농민 불안"
4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과잉 쌀 시장격리(매입)를 골자로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 해당 법안 논의를 위한 안건조정위원회 위원장 선정 과정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전날 열린 제5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거론하며 태국의 사례를 인용한 것과 관련, "우리나라와 사례가 다르다"라고 일제히 반발했다.

김 실장은 전날 "2011년 태국이 이와 유사한 정책을 추진했다가 쌀 공급이 과잉되고 또 재정 파탄이 나서 경제가 거덜 난 적이 있다"며 "저희뿐 아니라 국민 모두가 (법안 통과를) 막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태국은 당시 쌀 시가보다 40∼50%가량 쌀을 비싸게 매입해줬지만, 우리나라는 시장 격리를 하더라도 생산량 조정이라는 기본적인 목표를 갖고 움직이고 있다"며 "가뜩이나 농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는데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렇게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해서 되느냐"고 지적했다.

농해수위 위원장인 소병훈 의원도 "대통령 비서실장이 쌀 격리에 대해서 그 정도만 안다면 대통령에게 그대로 보고해 (이런 내용이) 대통령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다"라며 "당시의 태국과 지금의 대한민국이 어떻게 다른지, (각국의) 쌀 매입량과 가격, (태국 쌀 매입 후) 태국 농민들의 행동과 대한민국 농민들의 (제도에 대한) 생각 등을 장관이 정확하게 알려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이에 대해 "대통령 비서실장의 생각은 시장과 과도하게 괴리되면 농업인들에게 도움이 안 된다는 취지에서 해외 사례를 인용한 것 같다"고 말하자 여야 간 공방은 심화했다.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이 장관 발언 직후 "비서실장이 태국과 우리나라의 차이를 몰라서 한 이야기가 아니며, 비서실장이 내용도 모르고 국민들을 호도하기 위해 그런 발언을 한 것이 아니다"라며 "무조건 비서실장이 아무것도 모르고 이야기를 한 것처럼 전제하는 것은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위성곤 의원은 "이양수 의원의 말씀은 '비서실장이 다 알고 있을 것'이라는 관심법에서 이어진 것"이라며 "비서실장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막겠다'고 말했으며 그 예로 태국 사례를 들었고 이는 전혀 다른 사실에 근거해 국민들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신정훈 의원도 "태국의 사례를 민주당이 발의한 양곡관리법과 동일시하는 시각은 대단히 위험스럽고 사실과 전혀 다른 이야기"라며 "야당에 대해 대단히 편향된 시각을 장관이 갖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농해수위, 양곡법 공방…與 "일방진행에 유감" 野 "농민 불안"
여야는 전날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채 안건조정위원회 위원장이 선출된 것을 두고서도 공방을 벌였다.

농해수위는 민주당 신정훈·윤준병·이원택 의원과 무소속 윤미향 의원만 참석한 채 안건조정위원장으로 민주당 윤준병 의원을 선출한 상태다.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은 "앞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관해 해당 법이 안건조정위원회까지 오게 된 과정 설명, 농민단체 의견 수렴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한 국민의힘을 무시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지난 법안소위에서 민주당이 양곡관리법을 '날치기 통과'시킨 전례가 있기 때문에 안건조정위원회 위원장 선출에 신중을 기하자 한 것인데, 이렇게 단독으로 (선출)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도 "이처럼 계속해서, 일방적으로, 합의없이 (농해수위가) 진행되는 것에 대해서는 야당이 유감을 표명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승남 의원은 "안건조정위원회의 목적은 더 심도 깊은 토론과 심의를 하자는 것이어서 안건조정위원회가 무기한 회의 진행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어제 그런 처리를 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