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뉴스1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뉴스1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망국적 입법 독재를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공세를 펴는 데 대해선 "정상외교에 나선 대통령을 향해 마구잡이식 흠집내기를 넘어 저주와 증오를 퍼붓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혼밥 외교'에 순방 기자단 폭행까지 당했던 지난 정부 외교 참사는 까맣게 잊고, 터무니없는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안까지 내놓았다. 무책임한 국익 자해 행위"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대표연설에서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출범한 후 민생과 경제를 살리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지만 잃어버린 5년의 그림자가 너무 어둡고 너무 짙은 게 사실"이라며 "무엇보다 지난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과도하게 늘려놓은 규제와 세금으로 민간의 활력이 크게 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민간 부문의 성장기여율은 79.1%에 달했는데, 문재인정부 5년 동안 58.7%로 급락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막무가내 탈원전을 추진하며 전기요금까지 왜곡한 결과 에너지 시장 전반에 막대한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며 "국가채무를 급격하게 늘려놓은 결과 재정을 효율적으로 쓰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문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마지막 손에 남은 의회 권력을 휘두르며 사사건건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망국적 입법 독재를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선 "대장동 사건, 백현동 사건, 성남 FC, 변호사비 대납, 애당초 우리 당에서 처음 내놓은 사건은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돈 한 푼 받지 않았다며 사법 당국의 수사가 억울하다고 하는데 그러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돈 받아서 감옥에 보냈나"라며 "전직 대통령도 잘못이 있으면 감옥에 보내는 것이 지엄한 대한민국의 법인데 도대체 누가 예외가 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사법을 정치에 끌어들여 이를 막으려 든다면 국민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윤 대통령 발언 논란 영상을 가장 먼저 보도한 MBC에 대해서는 "가짜뉴스로 대통령을 흠집 내고 국익을 훼손하는 일에 앞장섰다"며 "언론의 기본 윤리와 애국심마저 내팽개친 망국적 행태"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뉴스1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뉴스1
경제 정책과 관련해서는 국가 재정 안정을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지난 정부의 무분별한 확장적 재정운용은 재정건전성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시장을 왜곡하고 민간의 활력과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치명적 오류를 키워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 주도 확장 재정에서 벗어나 민간과 시장이 주도하는 경제 도약을 유효적절하게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재정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재정준칙 법제화, 예비타당성 면제 요건 강화 등을 통해 임기 말 국가채무 비율을 50% 중반으로 억제하겠다"고 구체적인 목표를 내세웠다.

그는 약자에 대한 복지 강화, 연금·노동·교육 개혁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영남권, 호남권, 세종충청권, 강원제주권 등 5개 지역에 경제 특구를 조성하자고 정부와 야당에 제안했다. 그는 "(경제특구를 통해) 규제 완화, 세제 감면, 민간 중심 등 윤석열 정부의 정책자산을 모두 투입하는 대기업 중심의 산학연 클러스터 설치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대통령과 국회 다수당 대표가 언제든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 협치만 제대로 된다면 여당 대표 패싱도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며 '국회 중진협의회' 구성을 재차 제안했다.

한편 정 위원장은 지방선거 이후 줄곧 불거진 당 내홍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며 "그동안 여러 가지로 많이 부족했다. 저희의 부족함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