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개발공사·청소년지원재단 등 관련분야 경력 없는 인사 임명 또는 내정
경남도 출자출연기관장, 전현 도의원이 대세…전문성 부족 우려
민선 8기 경남도정 출범 이후 공석이었던 출자출연기관장 공모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기관장으로 임명 또는 내정됐거나 물망에 오르는 인사 상당수가 도의원 출신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주로 지역에서 정치활동에 몸담으며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박완수 경남지사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져 일부에서는 보은 인사라는 말과 전문성 부족 우려가 나온다.

17일 경남도와 지역 정가에 따르면 박완수 지사 취임 이후 경남연구원, 경남개발공사, 경남사회서비스원, 경남여성가족재단, 경남관광재단, 경남청소년지원재단, 경남교통문화연수원 등 공석이었거나 임기가 끝난 출자출연기관장에 대한 공모 절차를 진행했거나 진행 중이다.

이 중 경남연구원과 경남사회서비스원, 경남청소년지원재단, 경남교통문화연수원은 기관장 임명까지 마쳤다.

경남개발공사는 오는 19일 사장 후보자를 대상으로 인사 검증을 한다.

경남여성가족재단과 경남관광재단은 임원추천위원회 구성 등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공모 절차에 따라 임명 또는 내정되는 인사 중 경남연구원과 경남사회서비스원을 제외하면 대부분 도의원 출신이 기관장으로 임명됐거나 내정된 상태여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5일 임명된 홍순경 경남청소년지원재단 원장은 제9대 도의원을 지냈다.

한솔가스기공 대표와 양산시 상공업연합회 회장, 양산청년회의소 회장 등의 경력이 있으나 청소년 관련 경력은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 19일 취임한 이수영 경남교통문화연수원장은 창녕군의원과 2002년 제7대 도의원에 당선했으나 운수종사자 교육과 선진 교통문화 정착이라는 연수원의 설립취지와는 맥이 닿지 않는다.

인사 검증을 준비 중인 김권수 경남개발공사 사장 후보자는 진주지역에서 정치활동을 하며 제7대 도의원을 지냈다.

진주시택견협회 회장과 생활체육연합회 이사 등 체육계 경력과 함께 도의원 때 경남개발공사 소관 건설소방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주택관리공단 감사, 경남도민신문 사장 등을 지냈으나 전문성 논란을 완전히 잠재우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경남개발공사 주 업무인 산업단지 조성과 스마트 도시개발사업, 도시재생사업, 택지 개발 분양·관리 등을 총괄할 사장으로서의 경력에 부합하는지는 의문이다.

경남여성가족재단도 박 지사가 창원시장으로 재임할 때 시의원을 지낸 정연희 제9·10대 도의원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장 자격 요건을 완화해 공모 절차를 준비 중인 경남관광재단도 도의원 출신이 원장 후보로 물망에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밖에 임기가 10월 말까지인 경남람사르환경재단 대표에도 도의원 출신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도지사가 위원장인 하동세계차엑스포조직위원회 사무처장으로 박옥순 제11대 도의원이 임명됐다.

이러한 전·현직 도의원들은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4월 당시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서 박완수 예비후보와 경쟁하던 이주영 예비후보의 사퇴를 촉구한 기자회견에서 '경남도 전·현직 도·시·군의원 일동'에 이름을 올렸던 인사들이다.

이를 두고 경남도청공무원노동조합은 지난달 말 회견을 열어 "물의를 일으킨 전력이 있는 도의원 출신이 출자출연기관장에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며 "도지사의 인사권은 도민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공정하게 조직을 운영하라고 위임받은 권한이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아무나 공직자로 둔갑시켜 임명하라고 부여된 것은 아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도의원 출신 출자출연기관장들이 보은 인사, 전문성 논란을 불식시키고 민선 8기 경남도정의 한 축을 담당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