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처=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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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정치보복(적폐청산)은 만날 해도 된다"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과거 발언을 재조명하고 있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출석요구를 민주당이 반발하자 이 대표의 과거 발언을 그대로 돌려준 것이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이를 두고 '이이제이(以李制李·이재명으로 이재명을 제압)'라는 말이 나온다. 본래 적으로 적을 통제한다는 뜻의 사자성어이지만, 오랑캐 이(夷) 자를 이 대표의 이(李)로 바꿔 비꼰 셈이다.

5일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대표가 적폐와 불의를 청산하는 게 정치 보복이라면 그런 정치보복은 만날 해도 된다고 얘기했다"며 "본인이 늘 이야기했던 것들에 대한 하나의 반추 아니겠나"고 밝혔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인 2017년 "도둑 잡는 게 도둑에겐 보복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는 보복이 아니라 정의와 상식의 구현으로 보인다"며 "적폐와 불의를 청산하는 게 '정치보복'이라면 그런 정치보복은 만날 해도 된다"고 했던 발언을 다시 언급 한 것이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과거가 현재의 이 대표를 향해 이번 수사가 정치보복이 아니라 정의와 상식의 구현이라고 일갈하고 있다"며 "이 대표와 관련된 의혹들은 대통령 선거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고, 이제 와서야 '법과 원칙'에 따른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당당히 의혹에 맞서 진실을 밝히는 일에 이 대표가 먼저 나서야 하지 않겠나"라며 진실 규명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제1야당 대표 소환은 전례가 드문 일로 명백한 정치보복이라면서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비상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에 대한 정치보복 수사 규탄의 건'이라는 안건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이 대표가 검찰 소환 요구에 응할 것인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최종 판단은 이 대표가 할 것이지만 민주당 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명백히 정치 보복적이고 당과 무관하지 않은 문제"라며 "대부분의 의원들께서 현 상황에서의 출석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모아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