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이주 동포 등 1천명 참석…"고향 마을에 평화 전해지길"
광주 안착한 우크라이나 피란민, 고려인마을 이웃과 한가위 잔치
광주 고려인마을에서 안식처를 찾은 우크라이나 피란민이 4일 한가위 마을 잔치에 참여했다.

전쟁을 피해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난민들은 이날 광주 광산구 월곡동 홍범도공원에서 열린 '고려인가족 추석한마당 축제'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광주 고려인마을이 주최한 추석한마당 축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3년 만에 열렸다.

우크라이나 피란민과 함께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즈스탄, 타지키스탄 등 중앙아시아와 러시아에서 온 고려인 동포 1천여 명이 함께 했다.

고려인마을 어린이들의 공연이 축제의 흥을 돋우었다.

어린이집 원아들은 한복을 차려입고 동요에 맞춰 율동을 선보였다.

다문화 대안학교인 새날학교의 학생들로 구성된 고려인마을 어린이합창단은 '홀로 아리랑'과 중앙아시아 민요를 불렀다.

우크라이나 난민 어린이 6명도 합창단원으로 활동한다.

광주 안착한 우크라이나 피란민, 고려인마을 이웃과 한가위 잔치
백발이 성성한 노인, 목말을 탄 어린이가 손뼉을 치며 공연을 즐겼다.

지난 7월 9일 아내, 자녀와 함께 고려인마을에 도착한 피란민 김 세르게이(39) 씨는 "추석 명절을 보내는 문화는 낯설지만 따뜻하고 포근하게 우리 가족을 맞아준 이웃들과 흥겨운 축제를 즐겨 기분이 좋다"며 "고향 마을에도 지금 이 평화가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려인마을은 지역 사회 단체와 시민이 보낸 성금과 생필품으로 마련한 한가위 선물 1천여 꾸러미를 동포들과 나누며 축제를 마무리했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오랜만에 다시 열린 추석한마당 축제가 생활 터전을 잃고 우크라이나를 탈출해 조상 땅에 안착한 고려인 동포에게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려인마을은 전쟁 발발 이후 피란길에 오른 우크라이나 동포 가운데 광주에 연고를 둔 난민의 한국행을 돕고 있다.

올해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지금까지 644명이 항공권 지원을 받아 광주로 왔다.

고려인마을은 연말까지 400여 명을 추가로 도울 계획이다.

월곡동 고려인마을에 도착한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은 임시 숙소, 생활비, 생필품, 교육, 취업 등 정착에 도움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