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 사진=뉴스1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 사진=뉴스1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0일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 사퇴론을 일축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출근길에 '의원총회에서 재신임 여부가 논의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건 아니다"라며 "이미 의총에서 결론이 다 났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오늘 (의총) 안건은 당헌·당규 개정안"이라고 덧붙였다.

권 원내대표는 '의총 결과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온다'는 질문에는 "그거는 의총에서 (반대)했던 사람들이 계속 반복해서 하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법원이 이준석 전 대표가 제기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일부 인용하자 지난 27일 긴급 의총을 열고 새 비대위를 꾸리기로 결정했다. 권 원내대표의 거취는 새 비대위 출범 이후 재논의하기로 결정을 미뤘다. 이어 지난 29일 국민의힘 비대위는 회의를 열고 권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을 맡는 데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새 비대위 구성 중단을 촉구할 뿐만 아니라, 권 원내대표가 서둘러 거취를 판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법원이 당초 비대위 출범의 배경이었던 '비상 상황'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새 비대위를 구성한다는 것은 사법부 결정에 정면으로 반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이번 사태의 원인이 이 전 대표와 '윤핵관' 사이의 갈등인 만큼, 윤핵관 그룹의 핵심으로 꼽히는 권 원내대표가 직무를 대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철수 의원은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하자는 주장은 법원의 판결 취지에 맞지 않으며, 법적 다툼의 미로 속으로 들어가는 길"이라며 "새로운 원내대표를 뽑아 직무대행 체제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권 원내대표 한 사람만 사퇴하면 되는데 멀쩡한 당헌·당규 개정이니 헛소리만 하고 있다"며 "작금의 사태 수습 첫 출발점은 권 원내대표의 사퇴여야 한다. 지금 당을 어렵게 만든 책임 있는 장본인은 권 원내대표"라고 했다. 이 밖에도 김태호, 유의동, 윤상현, 조경태, 최재형, 하태경 의원 등도 권 원내대표의 사퇴를 압박했다.

반면 권 원내대표와 가까운 장제원 의원은 권 원내대표가 사퇴할 경우 "당은 누가 수습하냐"며 사퇴론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긴급 의총까지 열어서 다수 의원들이 결의했지 않냐"며 "입장문이 나왔고 그대로 하면 되지 않겠냐"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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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권 원내대표는 비대위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자신을 지난 대선 승리의 '일등공신(一等功臣)'으로 평가하면서 "제 거취는 새 비대위 출범 이후 스스로 결정하겠다"고 받아쳤다.

권 원내대표는 "저의 거취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는데, 새 비대위 출범을 위해선 원내대표로서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직무가 있다"며 "지금 중요한 건 혼란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 제게 주어진 직무와 의원총회 결정을 충실하게 이행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자리에 연연했다면 대선 일등공신으로서, 대선 기여자로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참여나 내각 참여를 요구할 수 있었겠지만, 저는 그것도 일찍이 포기한 바 있다"며 "이미 의원총회에서 밝혔다시피 제 거취는 새로운 비대위 출범 이후 스스로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