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의 1차 일반 국민 여론조사 결과에서 이재명 후보가 80%가량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등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으로 불리는 대세론을 다지며 4주간 치러지는 순회경선의 반환점을 통과했다.이 후보는 이날 처음 발표된 1차 국민 여론조사 결과에서 79.69%의 지지를 얻었다. 박용진 후보가 16.96%, 강훈식 후보가 3.35%로 뒤를 이었다.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오는 28일 전당대회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에서 ‘문재인 지우기’ 논란이 벌어졌다. 당 강령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부동산 정책 슬로건인 ‘소득주도성장’과 ‘1가구 1주택’ 표현을 삭제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서다. 차기 당 대표로 이재명 후보가 유력시되는 가운데, 친문(친문재인) 진영에선 “문 전 대통령의 성과를 지우는 것이냐”는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16일 전체회의에서 경제 분야 강령의 ‘소득주도성장’을 삭제하고 ‘포용 성장’으로 대체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1가구 1주택’ 표현도 실거주·실수요자를 반영하는 표현으로 바꾸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사실상 지난 정권의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소득주도성장과 1가구 1주택 삭제 논의를 주도한 것은 전준위원으로 활동 중인 김병욱 의원이다. 김 의원은 지난달 전준위 강령분과 주최 토론회에서 “현재 당 강령은 문재인 정부 시대에 발맞춰 작성됐기 때문에 당시의 문제 인식이 많이 담겼다”며 “새 강령에는 현재 시기에 부응하는 시대 인식을 충분히 담아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재명 후보의 측근 모임인 ‘7인회’ 핵심 일원이기도 하다.그러나 두 정책이 전 정부의 핵심 정책 기조였던 만큼 친문계 인사들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부당한 평가라고 반발하고 있다.문재인 정부 초기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맡았던 윤영찬 의원은 지난 11일 SNS에 “문재인 정부 지우기 작업, 당장 멈추시라”며 “선거 패배 원인은 소득주도성장 때문이 아니다. 민주당다운 인물과 미래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다만 이재명 후보의 당 대표 당선이 확실시되는 분위기 속에 친문계도 대놓고 뚜렷한 목소리를 내는 이들은 극소수다.당내 한 관계자는 “(친문계가) 전 정부의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데다 향후 지방선거 등 공천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자 TV 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의 '사법 리스크'를 둘러싸고 이 후보와 박용진 후보가 정면충돌했다.민주당 대표 후보들은 10일 오후 TJB대전방송과 충북MBC를 통해 방영된 대전·세종·충남 및 충북 토론회에서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하도록 한 당헌 개정 문제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박 후보는 당헌 개정 문제와 관련해 '사법 리스크'를 거론했다. 박 후보는 먼저 '기소 시 당직 정지'를 규정한 당헌 개정 문제와 관련해 이 후보를 겨냥해 "개인의 사법리스크가 당 전체의 사법리스크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해제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정치 탄압이면 오히려 적용하지 않도록 돼 있으니 괜한 논란을 지금 만들 필요 없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이에 이 후보는 "이 조항에 '뇌물수수,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를 저지른 경우'라고 표시돼 있다. 제가 돈 받은 일이 있다고 하느냐. 아무 해당이 없다"며 "제가 단돈 1원도 받은 일이 없고, 겨우 하는 일이 '혹시 절차상 잘못한 게 없나' 이런 걸 조사하는 중이다. 다 아시지 않느냐"고 말했다.이 후보는 "'무고하다는 자료를 내라. 공유하자' 이런 말씀을 하셨던데, 자료를 박 후보가 내는 게 정상 아니냐"고 물었다.박 후보는 "제가 수사기관도 아니고 이 후보가 뭘 잘못했는지 관심을 가질 이유도 없다. 이 후보가 정치 탄압을 당하고 있고 국기문란 상황이라고 설명하셨으니 근거와 자료를 주시면 같이 싸우겠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답했다.이 후보는 "마녀가 아닌 증거가 어디 있느냐. 마녀인 증거를 본인이 내셔야 한다"고 하자 박 후보는 "수사기관이 마녀라고 하는지 모르지만 저는 그런 말씀을 드린 적 없으니 오해 없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 후보는 "아닌 증거를 내라면서요. 그러니까 그런 건 조심해 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강훈식 후보는 두 사람의 논쟁에 끼어들지 않은 채 지역 이슈를 중심으로 토론을 이어갔다.강 후보는 전날 토론회에서 두 후보를 번갈아 비판하며 존재감 부각에 나섰지만 이날은 '홈그라운드'인 충청 민심 호소에 집중했다.강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충남에서 육군사관학교를 유치하려고 엄청나게 노력했는데, 대선 때 이재명 후보가 안동으로 이전한다고 약속하셔서 오죽하면 당시 양승조 지사가 같은 당인데 반대 성명까지 냈다. 송영길 당시 대표가 그 뒤에 논산에 찾아와 육사 대신 다른 기관을 유치해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그는 "이런 것들이 지방에 있던 분들에게 상처가 된다"며 "'이거 안 되면 이거 줄게' 이게 사실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세종집무실 하나 해줄게, 안 해줄게' 이렇게 보는 것과 다르지 않은 시각"이라고 꼬집었다.이 후보는 "가급적 중의를 모아서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