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 이상 차익' 농업법인 476개 점검
감사원 "농지매매 이득 농업법인 20%, 부동산투기만 노렸다"
영농활동을 할 것처럼 농업법인을 설립하고 농지 매매 차익만 노리는 법인이 여전히 많은데도 관리가 부실하다는 감사원 지적이 나왔다.

감사원이 2018년부터 작년 7월까지 농지 매매로 1억원 이상 차익을 본 농업법인 476개를 점검한 결과, 20%에 달하는 97개 법인이 농어업경영체법의 사업 범위를 벗어나 부동산 매매업만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도 성남시 등 49개 시·군·구는 해산 청구를 하지 않았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조사대상 법인 중 137개 법인은 농업경영을 하겠다는 허위계획서를 제출해 809개 필지를 사들이고 매도만으로 총 1천391억원의 차익을 봤는데도 평택시 등 55개 시·군은 고발 등 적정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은 또 2015년에 진행한 감사에서 허위 영농계획서로 농지를 취득한 것으로 지적된 농업법인의 등기임원이 이후에 다시 농지법을 위반했는지 들여다봤다.

그 결과 3개 농업법인의 등기임원 3명이 농업법인을 다시 만들거나 다른 농업법인의 임원으로 들어가는 방법으로 또다시 농지매매로만 차익을 본 것을 확인했다.

또 2018∼2020년까지 농업 관련 매출은 없고 부동산 매도 차액이 1억원 이상인 법인 272개를 살펴보니 22명이 27개 법인의 등기임원으로 중복 등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법인은 농지 활용 부동산업으로만 736억원을 벌어들였다.

감사원은 이어 부동산업을 한 농업법인이 일반법인으로 전환하려할 때 이같은 사실의 신고 의무가 없다보니 과징금이 제때 부과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일부 농업법인이 투기목적으로 설립돼 농지매매로 매도차익을 얻는 사건이 수년간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며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