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권성동·장제원  (사진=연합뉴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권성동·장제원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20일 대통령실 사회수석실에서 근무 중인 9급 행정요원 우모 씨 등 일명 '사적 채용' 논란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언급으로 논란을 키운 점에 대해 사과했다.

이번 논란이 채용에 민감한 청년층 등을 자극, 가뜩이나 하락세인 여권 지지율에 추가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뒤늦게 진화에 나선 모습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최근 대통령실 채용과 관련한 저의 발언에 대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특히, 청년 여러분께 상처를 주었다면 사과드린다"고 했다.

권 대행은 "소위 '사적 채용' 논란에 대해 국민께 제대로 설명해 드리는 것이 우선이었음에도 저의 표현으로 논란이 커진 것은 전적으로 저의 불찰"이라며 "설명이 부족했던 부분은 끊임없이 말씀드리겠다. 앞으로 국민의 우려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권 대행은 자신의 추천으로 채용된 우 모 씨에 대해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에 넣었다", "내가 미안하더라", "강릉 촌놈이 최저임금 받고 서울에서 어떻게 사나" 등과 같은 발언을 내놨다. 이에 논란을 오히려 더 키웠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논란의 당사자들이 채용되는 과정 자체에선 별다른 하자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공정성 시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은 혈혈단신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나왔지 않았나. 정치를 시작해야 하는데 최소한의 인력을 어디서 구해야겠나"며 "지인을 통해서 자신을 좀 도와줄 최소한의 인력을 구하지 않겠느냐"라고 되물었다.

장 의원은 "그들이 경선 통과하고 선대위에 들어가서 살아남고 인수위에서 살아남아서 8, 9급으로 들어간 것"이라며 "그것마저도 공정의 가치가 훼손됐다는 건 오히려 1년 동안 아무 보수 없이 정권교체를 위해, 윤 대통령을 위해 열심히 뛰었던 그분들에 대해 역차별"이라고 항변했다.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은 국회에서 "논란이란 용어 자체가 틀리다. 사적 채용이 아닌 게 객관적으로 명백하다"며 "공적 채용 과정에서 합리적이냐를 따지는 건 다른 문제지, 개념 규정을 사적 채용이라고 하는 거 자체가 틀린 것"이라고 꼬집었다.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통령실 실무자들에게 '사적채용'이라는 프레임으로 이제 막 시작한 정부에게 정치공세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실 직원들은 대선 과정에서 각자 역할을 수행하며 능력을 인정받아 공식적인 신원조회와 검증을 거쳐 임용된 청년들"이라면서 "민주당은 선거캠프의 생리와 본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음에도 내로남불식 정치공세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 학생운동을 같이 했다는 이유로, 대선후보의 팬클럽 운영자라는 이유로, 공기업 사장·임원으로 낙하산 인사를 했던 것이 바로 지난 정부라는 것을 국민들께서 기억하고 있다"며 "25살 청년에게 1급 비서관이라는 보여주기식 벼락출세를 행함은 물론, 자기 손으로 돈 한번 벌어보지 않은 정치권 인사들을 돌려가며 세금으로 월급주는 고위직에 앉힌 것도 민주당 정부의 주특기였다"고 덧붙였다.

박민영 대변인도 페이스북에 "'사적채용'이라는 표현부터가 잘못됐다"고 반발했다. 박 대변인은 "역대 어떤 대통령실도 공개 채용을 하지 않았는데 이 무슨 해괴한 자해 공갈이라는 말이냐"며 "'사적채용 국정조사'까지 언급하시는데, 자신 있으면 이전 정부부터 현 의원실까지 전부 포함한 안으로 국정조사를 요구하라. 아마 민주당 의원들부터 도망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