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021년 6월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예방, 인사말을 듣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021년 6월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예방, 인사말을 듣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이준석 대표가 본인에게 날을 세우는 원인을 분석하던 중 2016년 총선을 언급했다. 이 대표가 선거에서 져서 자신을 불편하게 느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안 의원은 당시 서울 노원병 지역구에서 이 대표와 맞붙어 낙승을 거둔 바 있다.

"이준석 날 세우는 이유?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안 의원은 이날 MBC 뉴스외전과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왜 안 의원을 불편해한다고 해석하냐'는 질문에 "저랑 인연이 있었던 적이 몇 번 있었다. 제일 첫 인연은 선거 때 상대방으로 경쟁한 적이 있다"며 "2016년 선거 때 이 대표가 처음 출마해서 1번 달고 나왔는데, 3번 단 제가 20% 이상 이겼다. 그게 처음 시작"이라고 대답했다.

안 의원은 '그 경쟁 관계로 비롯된 소원함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런데 저는 선거할 때 절대로 상대방을 감정적으로 비난하거나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네거티브를 하거나 그런 적이 제 10년간 정치사상 한 번도 없다"며 "본인은 본인 나름대로 그때 패배에 대한 상처가 있다든지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제가 다른 분의 마음을 어떻게 알겠냐"고 했다.

안 의원은 이준석 대표가 안 의원을 비하하는 표현인 간철수의 '간'과 장제원 의원의 성을 따 '간장'이라며 자신에게 날을 세우는 상황에 대해 "저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안 의원은 "저는 그렇다고 거기에 대해 반응하거나 또는 비슷한 정도로 공격하거나 그런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합당 기자회견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게 합당 발표를 양보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합당 기자회견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게 합당 발표를 양보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이 대표의 '성 상납 증거 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 징계 심의를 앞둔 것에 대해선 "윤리위는 당에서 굉장히 독립적인 기구"라며 "저는 윤리위에서 독립적으로 사실을 근거해 판단하고 평가하고 조치를 취하면 거기에 따르는 게 순리라고 본다"고 했다.

또 정점식 의원 최고위원 추천 문제로 이 대표와 이견을 표출하는 것에 대해선 "재선의원인 정 의원은 현역 의원 중에 가장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고 전국적인 선거를 모두 다 지휘해본 유일한 정치인"이라며 "당 대 당 통합 문서에는 국민의당에서 추천한 인사 2명을 최고위원으로 받는다고 돼 있지, 어디에도 국민의당 출신 두 명을 받는다고 돼 있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與 의원은 모두 친윤, 이준석도…"

안 의원은 전날 친윤계 대표 인사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이 주도하는 포럼에 참석해 예정에 없던 축사를 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안 의원이 눈도장 찍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반면 안 의원은 최근 본인이 '친윤'(친윤석열)계와 접점을 늘리고 있다는 정치권 평가에 대해 "맞지 않는 표현"이라며 "현재 여당 의원들은 전부 친윤 의원"이라고 선을 그었다.

안 의원은 "저는 3선 중진이기는 하지만, 이 당에서는 처음 아니겠나. 이렇게 소통을 통해 생각도 나누고 친숙해질 필요가 있다"고 최근 행보에는 정치적 의도가 담겨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또한 안 의원은 친윤계 의원들과의 만남은 '공부'를 위해서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정말로 공부가 필요할 때다. 지금 세상은 많이 바뀌어서 20세기 때 산업화 시대, 민주화 시대 때 상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과학기술 등에 대한 이해를 위해선 공부가 필요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안 의원은 '모두가 친윤이라면 이준석 대표도 친윤이냐'는 질문에는 "본인도 가능하면 대통령께서 외국에 나가실 때 참석하고 싶다는 의사도 밝히고 그렇게 하고 있지 않냐"고 반문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