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이어 권성동도 정점식 반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최고위원으로 추천한 정점식 의원(사진)에 대해 이준석 당대표에 이어 권성동 원내대표도 사실상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당 안팎에선 지방선거 이후 여당 내 주도권 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15일 KBS 라디오에서 “당헌·당규를 바꿔가면서까지 (안 의원이 추천한 최고위원 2명을)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라 국민의힘 출신인 정 의원을 추천한 것은 많은 최고위원이 의아해한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이 정 의원을 추천한 배경을 두고 ‘화합의 제스처’라고 말한 것에는 “화합을 뭐 이렇게 합니까”라고 반박했다.

안 의원이 추천한 최고위원 2명은 정 의원과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이다. 대선 이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하는 과정에서 국민의당 몫으로 약속받은 인사다.

정치권에선 이번 갈등이 당내 주도권 다툼과 관련이 깊다고 보고 있다. 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 선배로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안 의원이 당내 입지를 넓히기 위해 친윤계와 연대 차원에서 정 의원을 추천했다는 게 정치권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안 의원이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과도 연대를 맺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 권 원내대표가 정 의원 인선을 반대하는 의견을 비치자 구도가 더 복잡해졌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11명의 최고위를 구성하는 게 효율성을 기할 수 있는지에 대해 최고위원 간 의견이 갈렸다”며 “안 의원이 양보해 (공석인 김재원 전 최고위원 자리에) 김윤 한 사람만 받으면 9명으로 충분히 돌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정 의원 추천권을 포기하라는 의미다. 권 원내대표는 장제원·이철규 의원 등 친윤계 의원이 참여하려 한 ‘민들레’ 모임에 대해서도 “앞장서서 막겠다”고 반대했다. 이때도 친윤계 내부에서 주도권 경쟁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