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친 뒤 나오면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친 뒤 나오면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된 것을 두고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혹평했다. 4선 중진인 우 의원은 오는 8월 말 전당대회에서 차기 지도부가 구성될 때까지 민주당을 지휘한다.

진 전 교수는 지난 7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 "개인적으로는 이분이 강성도 아니고 원만한 인품을 가진 분이라서 무난하다고 본다"면서도 "다소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인상이 있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비대위는 선거에 연거푸 패배한 원인이 어디 있고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확실히 해야 되는데, 과연 이 작업을 하기 적합한 인사"냐며 "그런 의지를 가진 인사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우 의원이 지난 대선에서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기에 선거 패배에 대한 일정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민주당은 쇄신하고 새로운 지도부를 꾸려야 한다"며 "과거와 선을 그을 수 있는 작업을 하려면 전제 조건이 바로 '반성과 쇄신'인데, 그 작업을 안 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 사진=한경DB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 사진=한경DB
이재명 민주당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에 대해선 "대선 후보로서, 지방선거 총괄선대본부장으로서 패배 책임이 있는데, 이분 또 나올 것"이라며 "이런 부분에 대한 반성과 쇄신, 정리 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책임을 묻겠냐"고 했다.

진행자가 "이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고 하자 진 전 교수는 "뭘 생각을 안 해 봤나. 그분은 나올 분"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당에 착근(着根)을 못 한 상태"라며 "'친명계'라는 의원이 더러 생겼는데, (이 의원이) 당 대표에 출마를 안 하게 되면 이분들이 찬밥 되는 거지 않나. 자기 식구들을 위해서라도 출마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우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했다. 비대위원으로는 초선의원 대표로 이용우 의원, 재선 대표로 박재호 의원, 3선 대표로 환경부 장관 출신의 한정애 의원이 참여한다. 원외 인사로는 김현정 원외위원장협의회장이 비대위에 포함됐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당연직으로 참여한다.

신현영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당내 인사이면서 현역 의원이 맡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우세했다"며 "중진급 중량감이 있고, 대선 이후 총선 불출마도 선언한 만큼 비대위원장 역할에서 치우치지 않고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란 기대가 있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