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교체추진위원장 본격 역할"…경기지사 하면서도 민주당 쇄신 이끌듯
당내 문제 향해 작심 발언…"민주, 기득권 내려놓을 각오해야"
김동연 "당이 선거 발목잡아"…혁신 주도권 쥐며 구심점 부상하나
"(선거 과정에서) 당이 여러가지로 발목을 잡은 부분도 있었다"

6·1 지방선거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이룬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선거 과정을 복기하며 민주당을 겨냥한 '작심 비판'을 내놨다.

여기에 향후 '정치교체공동위원장'으로서 본격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경기지사를 하면서도 당내 혁신 과정에서 한껏 존재감을 키우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선 김 당선인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당이) 여러 가지 일로 인해서 힘든 상황을 만들기도 했고, 발목 잡은 부분도 있었다"면서 "제 통제 바깥의 일이라 정면돌파식으로 뚫고 나가겠다고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부 변수들이 조금 어려운 상황을 만들 때가 몇 번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박완주 의원 성 비위 의혹, 박지현-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공개 갈등 등 당내 문제를 따끔하게 지적하면서, 민주당의 쇄신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당선인은 "민주당이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으면서 정책에 대한 협치나 토론이 부재한 것 같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자신이 이런 당의 혁신을 전면에서 이끌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제가 (이재명 후보와 함께) 정치교체추진위원회의 공동 위원장"이라며 "국회의원 면책특권을 없애고 국민소환제를 도입하는 등 대선 기간 이재명 후보와 합의한 내용이 있는데, 이제 그런 얘기를 다루는 데 본격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경제관료 출신으로 그동안 당내에서는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가 있었으나, 당 혁신 과정에서 목소리를 키우며 당내 세력을 넓혀가겠다는 포석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당내에서는 벌써 김 당선인이 경기지사로서 도정을 인정받고 당내에서도 지지기반을 닦는다면 차기 대권주자로 입지를 금방 굳힐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김 당선인은 한국갤럽이 지난 2일 전국 18세 이상 1천1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앞으로 시·도정이 기대되는 인물로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과 함께 1위(각각 20%)로 꼽혔다.

경기도 지역 한 민주당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당선인은 초반에는 도정에 집중하겠지만 2년 후부터는 차기 대선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