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가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선거사무소에서 개표방송을 보며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가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선거사무소에서 개표방송을 보며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경기지사 선거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에 0.1%포인트 차이로 승리한 가운데 강용석 무소속 후보와 가세연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두 후보의 최종 득표율은 김동연 49.06%(282만7천593표), 김은혜 48.91%(281만8천680표)였다. 이들의 당락은 8천913표, 0.15% 포인트 격차로 갈렸다.

1일 오후 10시 20분 개표율이 10%였을 때만 해도 김은혜 후보의 득표율은 51.60%로, 김동연 후보(46.25%)를 5% 포인트 이상 앞섰다.

그러나 개표율 41.55% 지점을 기점으로 김은혜 후보가 49.94%(119만5천596표), 김동연 후보가 47.99%(114만8천821표)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두 후보 간 득표율 격차가 1%대로 좁혀졌다.

개표율 95%가 넘어선 시점부터는 김동연 후보의 득표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순식간에 두 후보 간 표 차가 100여표로 떨어졌고, 오전 5시 30분께 처음으로 김동연 후보가 김은혜 후보를 앞지르는 대역전이 벌어졌다.

출구조사 우위를 비롯해 역전되기 전까지 줄곧 앞서 나가던 김은혜 후보는 결국 승리를 목전에 두고 고배를 마셔야 했다.

특히 두 후보 표 차가 7000~8000여표밖에 되지 않자 같은 보수 진영 출마자인 강 후보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강 후보는 0.95%에 해당하는 5만4천여표를 얻었다.
강용석 무소속 경기지사 후보. / 사진=뉴스1
강용석 무소속 경기지사 후보. / 사진=뉴스1
보수성향 네티즌들은 "강 후보와 김은혜 후보가 단일화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 있다"며 강 후보를 비난했다.

실제로 강 후보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에는 "이재명뿐만 아니라 민주당을 살렸다", "구독 취소하고 간다", "내가 보낸 슈퍼챗이 아깝다" 등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김은혜 후보는 선거 막판 재산 16억원을 누락 신고한 일로 선거 당일 투표소마다 해당 내용이 공지로 붙기도 했다. 강 후보 또한 선거 막판 이준석 국민의힘에 대해 출국금지신청을 내거나 SNS에 김은혜 후보의 재산 축소신고를 저격하며 "16억원은 중앙선관위가 인정한 최소금액"이라고 공세를 가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오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결과적으로 보면 강용석 후보와 단일화가 됐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든다"라며 "(출구조사에서) 이기는 것으로 예측됐다가 뒤집히니까 많이 안타깝고 속은 쓰리다"고 말했다.

6.1 지방선거는 국민의힘의 압승으로 마무리됐다. 국민의힘이 17곳 광역자치단체장 선거 가운데 무려 12곳에서 승리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집권 초반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다만 '제2의 대선'으로 불리던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김동연 후보가 초접전 끝에 역전극을 써내면서 정부 견제론의 불씨를 살려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나/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