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이 23일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박3일간 주고받은 내용을 소개하며 “지금까지 본 정상회담 중에 가장 농도 깊은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박 장관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한 한·미 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 등에서 양국 정상이 나눈 이야기를 일부 전했다. 박 장관은 양국 정상의 삼성 반도체 공장 시찰, 소인수 정상회담, 공식 만찬 등의 일정을 함께했고,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 도착 영접과 일본 출발 시 환송까지 직접 챙겼다.

박 장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집무실을 단장한 지 열흘 정도 됐다’는 말에 “놀랍다(It’s unbelievable)”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윤 대통령은 “한국에서는 새로운 집에 이사를 가면 집안에 경륜 있는 어른들이 오셔서 덕담도 해주시고 축복을 해주신다”며 “오늘 외국 정상으로서 첫 손님으로 용산 집무실에 오셔 축하를 해주셔서 제대로 자리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아일랜드 집안에도 똑같은 이야기가 있는데 혹시 집안 어르신 중에 아일랜드 분이 계시냐”는 농담을 건넸다.

전날 진행된 삼성 반도체 공장 시찰 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는 미국이 원천기술로 만든 것인데 이제는 한국이 세계 최대의 생산 공장을 가지고 있으니 놀랍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중국과 대립을 원치 않는다. 공정하고 진정한 경쟁을 원한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박 장관은 두 정상이 자유민주주의라는 공통 가치를 바탕으로 오랜 친분을 맺어온 것처럼 의기투합했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가치를 공유한 국가끼리 민주적 연대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셨다”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