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한국전 참전한 에드리안 씨, 20년 전부터 보유
"태극기 디자인·사괘의 다양한 의미에 매료"…대형 태극기 구입차 방한도
'태극기 사랑' 뉴질랜드인 "우주의 심오한 뜻 담겨"
한국인보다 태극기를 더 사랑하는 뉴질랜드인이 있다.

박춘태 한글세계화운동 뉴질랜드 본부장이 최근 코리안넷(www.korean.net) '해외통신원 소식'에 전한 내용에 따르면 주인공은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 캐시미어 지역에 거주하는 에드리안 씨다.

20년 전부터 태극기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태극기를 정말 사랑하며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자신의 집을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들에게 임대하는 그는 단순히 빌려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집 앞 정원에 국기 게양대를 설치해 국가별 국경일이나 행사가 있는 날에는 어김없이 국기를 내건다.

설날과 추석, 광복절, 한글날 등 한국 명절이나 국경일에는 태극기를 게양한다.

한국인들이 주관해 파티를 열 때도 태극기를 내건다.

보유한 태극기가 작다는 것을 알고 2012년 대형 태극기를 구매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에드리안 씨는 왜 '아이 러브 태극기'를 외치게 된 걸까.

그는 1970년 한 영화에서 태극기를 처음 접했다.

당시 태극 문양의 붉은색과 파란색이 단순히 북한과 남한을 상징하는 줄만 알았다고 한다.

뉴질랜드는 1950년 한국 전쟁 때 6천여 명의 군인을 참전시켰는데, 에드리안 씨의 아버지도 참전했다.

그렇다 보니 한국전쟁으로 분단된 남북한과 음양으로 나눠진 태극 부분이 동일하다고 여긴 것이다.

에드리안 씨는 미국 국기와 태극기를 비교하면서 "미국 국기에 있는 50개의 별은 미국이 50개 주라는 사실을 알려주지만, 태극기는 더 심오한 뜻이 있다"며 "태극기의 세련된 디자인과 의미의 다양성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태극이 담은 우주의 원리와, 사방 모서리에 그려진 건·곤·이·감의 사괘(四卦)가 가지는 다양한 의미에 공감했어요.

또 흰 바탕이 상징하는 백의민족이 궁극적으로 평화와 번영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한민족의 이상을 담고 있다는 점에도 반했습니다.

"
그가 태극기 사랑에 빠진 또 다른 이유는 2002년 열린 한일월드컵 경기에서 태극기의 응원 물결을 목격하고서다.

그는 "당시 뉴질랜드에서 한국 사람들이 보여준 태극기의 물결은 무척 감동적이었다"며 "태극기가 한국인들을 대동단결하게 하는 매개체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애국심을 크게 고취했다"고 밝혔다.

'태극기 사랑' 뉴질랜드인 "우주의 심오한 뜻 담겨"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