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5대 그룹 총수와 중소기업계가 오는 25일 윤석열 대통령 용산 집무실에 모여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을 선언한다. 대통령과 끊겼던 직접 교류의 장이 재개되자 중소기업계는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16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25일 대통령실 집무실 앞 잔디광장에서 중소기업계 최대 연례행사인 ‘중소기업인대회’가 열린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을 비롯해 중소기업인 500~6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1964년 시작된 이 행사는 사상 처음으로 대기업 총수가 참석한다. 이 부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수장이 참석할 전망이다.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납품단가 갈등 등으로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가 경제계 화두가 된 만큼, 윤석열 정부 주도로 대·중소기업 간 상생을 위한 협약식을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행사는 윤 대통령 취임 후 새 집무실에서 여는 첫 경제단체 행사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이후 명맥이 거의 끊겼던 대통령과 중소기업인 간 직접 소통의 장이 5년 만에 다시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주로 국무총리가 참석했던 중소기업인대회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2009년부터 대통령 참석 행사로 격상됐고, 개최 장소도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청와대로 바뀌었다. 이런 기조는 박근혜 대통령 재임 기간인 2016년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2017년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단 한 번도 청와대에서 중소기업인대회가 열리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재임 기간 딱 한 번(2019년) 행사에 참석했을 뿐 대부분 국무총리나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참석했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대통령이 챙기는 행사냐 아니냐에 따라 정부가 그 집단을 어떻게 대우하는지가 결정된다”며 “지난 5년간 중소기업계는 정부에 소외감을 크게 느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인대회는 매년 중소기업인에게 유공 포상을 수여하는 행사로, 모범 중소기업인에게 금탑·은탑·동탑 산업훈장 등을 수여한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위기 속에서도 일자리 창출과 혁신성장을 추진해온 중소기업을 격려하고 새 정부의 대·중소기업 상생 메시지를 전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중기중앙회도 설립 60주년을 맞아 60주년 영상 시청식 등 다양한 행사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