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재보궐선거 인천 계양을 공천을 두고 국민의힘의 전략적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보수진영의 전통적 험지인데다가 더불어민주당에서 거물급인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가 출격함에 따라 이에 맞설 인지도를 갖춘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는 당내 여론이 커져가는 분위기다.

8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현재 계양을에는 윤형선 전 인천시의사회 회장, 설원섭 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장, 송광영 전 대전대 건양대 겸임교수 등 3명이 후보 등록을 마친 상태다.

활발한 지역사회 활동 이력에서 상대적인 비교우위가 있을 수는 있으나, 이 전 지사의 대항마로는 역부족이지 않느냐는 시각이 있다.

국민의힘 재보선 공관위가 이 전 지사의 전략공천 발표 하루 뒤인 전날에 계양을 추가 공모를 결정한 것도 이런 문제의식에 대한 공감대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지사에 견줄 수 있는 정치적 중량감 내지는 인지도를 갖춘 인사를 다시 물색해보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당내에선 서울 서초갑에서 21대 국회의원을 지내다가 사퇴한 윤희숙 전 의원의 이름이 우선 오르내린다.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저격수'를 자임했던 윤 전 의원은 이미 당이 요청할 경우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이고, 당내 반응도 일단 긍정적이다.

이재명 출마 '계양을' 국힘 대항마 주목…윤희숙 출격?
윤상현 공관위원장은 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재명 전 지사에 맞설 우리의 카드가 어느 분인가를 가지고 내부적으로 논의하는 단계"라면서 "윤희숙 전 의원도 넣어서 같이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다른 주요 당 관계자는 "내부에서는 윤 전 의원 이야기가 많다.

각종 의혹에 대한 총공세로 이 전 지사를 계양을에 묶어놓을 적임자이기 때문"이라며 '차출론'에 힘을 실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인 윤 전 의원은 지난 2020년 7월 여당의 임대차 3법 강행 처리에 반대하며 "저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하는 국회 5분 연설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였던 이 전 지사의 기본소득 등 정책 구상과 대장동 이슈 등을 집중적으로 때리면서 야권 내에서 '이재명 저격수'로 꼽혔다.

하지만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난해 의원직을 자진 사퇴했고,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윤 전 의원의 조기 복귀에 대해 회의전 시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윤 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지게 되더라도 메시지 싸움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당에서는 다른 의견도 있는 것 같다"며 "아직 요청이 온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재명 출마 '계양을' 국힘 대항마 주목…윤희숙 출격?
현실적으로 승리 가능성이 낮은 선거 상황에서 무리한 전략공천은 실익도 없이 당내 분란만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한 당 관계자는 "계양을은 가급적 판을 크게 띄우지 말자는 의견도 있다"고 했다.

당내 청년 인재를 활용하는 방안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각에선 19대 총선 때 민주당 당적으로 당선됐던 최원식 전 의원의 이름도 거론된다.

2016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당으로 적을 옮겼고, 지난 대선 때 안철수 후보를 돕다가 최근 국민의힘에 합류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9일까지 계양을 추가공모를 접수하고, 10일 면접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