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공동비대위원장 "물러난 대표도 후보등록" 직격…당내 여진 계속
'송영길 서울 출마' 논란에 박지현도 가세…宋, 간담회로 '돌파'
더불어민주당이 6·1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예비후보 등록을 마감한 가운데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둘러싼 당내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당을 이끄는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송 전 대표의 출마를 정면 비판한 가운데 송 전 대표는 오는 10일 출마 배경을 설명하는 간담회를 열겠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보였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송 전 대표를 향해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겠다며 물러난 당 대표가 (광역단체장 예비후보에) 등록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박 위원장은 "부동산 문제로 국민을 실망하게 한 분들이 예비 후보자로 등록했다"고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박주민 의원을 겨냥한 듯한 발언도 했다.

특히 박 위원장은 "명단을 보고 민주당에서 반성과 쇄신이 가능한 것인지 깊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나 노 전 실장의 지방선거 출마가 '반성', '쇄신'의 흐름에 역행한다고 꼬집은 셈이다.

그러면서 "온정주의가 민주당을 다시 패배의 늪으로 밀어 넣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민주당은 지난 재보선과 대선에서 연패했다.

이런 심판을 세 번째 반복해서는 안 될 것" 등의 지적을 쏟아냈다.

전날 후보 등록 후 "지방선거 승리의 마중물이 되겠다"고 SNS에 밝힌 송 전 대표의 '출마의 변'을 무색하게 하는 발언이었다.

박 위원장은 당 일각에서 송 전 대표의 출마 명분으로 '구인난'을 내세우는 데 대해서도 "정말 후보가 없는지, 꺼져가는 기득권을 지키려고 좋은 후보를 찾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인지 냉정히 자문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작심발언' 배경을 놓고 당 지도부의 의중에도 자연히 눈길이 쏠렸다.

윤호중 비대위원장 등과의 사전 교감 하에 나온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비대위 비공개회의에서는 해당 발언을 놓고 추가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통화에서 "박 위원장의 독립적인 발언으로 보는 게 맞는 것 같다"면서 "사전에 발언을 논의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참석자도 "현정부 정책 실패와 관련 있는 사람들이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에는 대체로 공감대가 있지만 특정인을 겨냥하자고 나선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송 전 대표 측은 오는 10일 기자간담회를 열겠다고 이날 오후 예고, 사실상 박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대응에 나섰다.

송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내주 공식 출마회견에 앞서 언론과 만나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게 된 이유 등을 진솔하게 밝힐 생각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논란의 불씨가 간담회를 계기로 꺼질지는 미지수다.

서울 지역의 한 의원은 "지금 아무리 송 전 대표가 진정성이 있다고 해도 당심이나 민심이 그걸 수용할 여력이 안 되는 것 같다"면서 "출마를 강행한 이상 논란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내에서는 이날 여러 갈래의 의견이 분출됐다.

김남국 의원은 BBS라디오에서 "서울시장에 나가려면 남은 국회의원 임기 2년을 다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마지막 정치 인생 모두를 내던져서 당을 위해서 희생하겠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며 출마 결정을 옹호하는 모습을 취했다.

진성준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유력 후보가 잘 안 보이는 상황이었는데 당을 위해서 헌신하겠다는 송 전 대표 입장은 그 자체로 평가받을 만하다"면서도 경쟁력이나 출마의 당위성 등에 대해서는 긍정 평가를 유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