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과 안철수 인수위원장 측이 인수위원직을 2 대 1 비율로 나눠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양측의 주고받기식 협상이 오가면서 애초 구상과 다른 인선 결과가 나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7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에 따르면 24명의 인수위원 중 윤 당선인 측 인사는 16명, 안 위원장 측 인사는 8명으로 분류됐다. 윤 당선인 측 인사는 대부분 선거 기간 캠프에서 활동한 해당 분야 정치인 또는 전문가들이다.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을 비롯해 추경호 박성중 이용호 임이자 유상범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경제1분과 간사로 임명된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차관, 외교안보분과 간사인 김성한 전 외교부 2차관도 윤 당선인 측 인사다.

안 위원장 측 인사는 유웅환 전 SK ESG혁신그룹장, 고산 에이팀벤처스 대표 등 경제2분과와 백경란 성균관대 의대 교수, 김도식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 사회복지문화분과에 포진했다. 과학기술교육분과의 남기태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도 안 위원장 측 사람으로 간주됐다. 기획조정분과는 윤 당선인 측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과 안 위원장 측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선임됐다.

인사 과정에서 양측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며 진통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 측은 간사직은 모두 가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초 과학기술분과 간사로 유력하던 신용현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본인 전공과 다른 대변인직에 임명됐다. 윤 당선인 측이 내세운 인사를 안 위원장 측은 여러 차례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나온 카드가 박성중 의원이다. 안 위원장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정치권 인사라는 점이 고려됐다.

양측의 ‘인사 나눠 먹기’로 당선인 공약에 필요한 전문가들이 인수위에서 빠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계는 “인수위에 교육 전문가가 빠졌다”며 “윤 당선인이 교육을 홀대한다”고 주장했다.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이 선거에서 약속했던 노동개혁을 실현할 적임자가 없다는 얘기도 많다. 노동 전문가 몫으로 들어간 임 의원이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출신이어서 개혁에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김인엽/김남영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