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저녁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후문 광장에서 이준석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함께 공동 유세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5일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저녁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후문 광장에서 이준석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함께 공동 유세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국민의힘의 여성정책 기조를 두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이준석 대표를 싸잡아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15일 페이스북에서 "유럽연합(EU)의 국가들이 2027년까지 상장기업 이사회에 여성을 최소 1/3 포함하도록 합의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물론 대한민국이야 구조적 성차별이 존재하지 않는 지상낙원이라 굳이 이런 후진적 제도가 필요 없겠다"며 "윤석열·이준석과 함께 선진국 아프가니스탄을 향해 굳건히 나아가자"고 했다.

여성의 지위가 바닥에 머물러 있는 아프가니스탄을 언급하면서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의 여성 정책 기조를 비꼰 것으로 해석된다. 그간 진 전 교수는 이 대표의 선거 전략에 대해서도 "여성혐오 갈라치기 전술"이라며 신랄하게 비판해온 바 있다.

앞서 윤 당선인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1차 인선을 발표하면서 "(여가부는) 부처의 역사적 소명을 다하지 않았느냐"고 언급했다. 여가부 폐지 공약 추진 의지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당선인은 이날 '여가부 폐지 관련 정치권의 이견이나 반발을 어떻게 돌파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저는 원칙을 세워놨다. 여성과 남성이라고 하는 집합적 구분과 그 집합에 대한 대등한 대우라는 방식으로는 여성이나 남성이 구체적 상황에서 겪는 범죄 내지 불공정의 문제를 해결하기가 지금은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남녀의 집합적인 성별 차별이 심해서 아마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이걸(여가부를) 만들어서 그동안 많은 법제 등으로 역할을 해왔는데, 지금부터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불공정 사례나 범죄적 사안에 대해 더 확실하게 대응하는 게 맞기 때문에 부처의 역사적 소명 다한 게 아니냐"며 "불공정, 인권침해, 권리구제 등을 위해 더 효과적인 정부 조직을 구상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수위 구성 과정에서 지역 안배 및 여성 할당은 고려하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각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지역발전의 기회를 공정하게 부여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지역 안배나 여성 할당을) 우선으로 하는 그런 국민 통합은 국가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청년과 미래 세대가 볼 때 정부에 실망할 가능성도 크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