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 본토를 사정권 안에 두고 미사일 시험까지 해 거대한 진폭으로 세계를 진감시키는 나라는 이 지구상에 오직 우리 국가밖에 없다”며 지난달 30일 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 대미(對美) 타격용임을 공식화했다. 연이은 도발에 대해 ‘군사적 자위권 차원’이라 강조해온 것과 다른 양상이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8일 홈페이지에 IRBM 화성-12형 발사 등을 가리켜 “(우리는) 많은 나라가 미국의 눈치를 보며 굴종과 맹종으로 세월을 허송하고 있는 오늘의 세계에서 미국에 제 할 소리를 다하며 당당히 맞서나가는 나라”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세계에는 200여 개국이 있지만 수소탄과 대륙간탄도미사일, 극초음속미사일까지 보유한 나라는 불과 몇 개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1일 “최근 우리가 진행한 미사일 시험발사는 국가 방위력을 강화하기 위한 활동의 일환으로, 특정한 나라를 겨냥한 게 아니다”고 하는 등 그동안의 미사일 도발이 자위권 차원임을 강조해왔지만 이날 미국을 정면 겨냥했다.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기지에서는 이상 징후가 포착됐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8일(현지시간)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에 상업 위성사진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북한의 신포급(고래급) 잠수함 ‘8·24 영웅함’이 정박한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다소 비정상적 활동이 관측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CSIS는 특히 지난달 5~8일 사이 안전구역 내 침투형 모함과 SLBM 시험용 바지선이 서로 위치를 바꾼 점을 지적했다. CSIS는 “영웅함 또는 침투용 모함에 대한 작업이 이뤄지는 것이거나 북한이 기만 프로그램을 가동할 가능성 모두 있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