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두 자릿수까지 벌어졌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율 우위가 사라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윤 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간 갈등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한국갤럽이 3일 공개한 여론조사(11월 30일~12월 2일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윤 후보와 이 후보의 지지율은 36%로 동률을 기록했다. 갤럽의 2주일 전 조사보다 윤 후보는 6%포인트 하락했고, 이 후보는 5%포인트 올랐다. 11%포인트로 벌어졌던 윤 후보의 지지율을 이 후보가 2주일 만에 따라잡은 것이다.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각각 5%의 지지를 얻었다. 심 후보 지지율은 2주 전과 변동이 없었지만 안 후보는 2%포인트 하락했다.지역별로는 중도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수도권에서 윤 후보의 우세가 눈에 띄게 약화됐다. 윤 후보의 서울지역 지지율은 36%로 2주 전보다 10%포인트 급락했다. 이 기간 이 후보는 25%에서 31%로 6%포인트 올랐다. 인천·경기에선 2주 전 윤 후보(44%)가 이 후보(35%)를 9%포인트 앞섰지만, 이번 조사에선 윤 후보(32%)가 이 후보(37%)에게 5%포인트 뒤졌다.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앞섰다. 2주 전 윤 후보를 더 많이 지지했던 30대와 50대가 이번 조사에선 이 후보 쪽으로 돌아섰다. 18~29세에선 이 후보(23%)와 윤 후보(22%)가 비슷했다. 윤 후보가 2030세대에 인기가 많은 이준석 대표와 갈등을 빚은 게 지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많다.정당 지지도에선 민주당이 35%로 국민의힘(34%)을 1%포인트 차로 앞섰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본격화된 이후 국민의힘의 우세가 뒤집어진 건 7주 만이다. 하지만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53%)는 여론이 ‘현 정권을 유지해야 한다’(36%)보다 우세했다.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역대 최대인 607조7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이 3일 국회를 통과했다. 나라살림 규모가 6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정부안(604조4000억원) 대비 3조3000억원 순증한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정부안보다 늘어났다. 여야 협상이 최종 결렬되고 법정 처리 시한(12월 2일)이 지나자 더불어민주당은 자체 수정안을 올려 통과시켰다.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증액을 주장한 지역화폐 등 이른바 ‘이재명표 예산’이 대폭 늘었다. 지역화폐 발행 지원 예산은 정부안(2402억원)보다 3650억원 증가한 6052억원으로 책정됐다. 발행액은 30조원으로 정부안(6조원)보다 24조원 급증했다.이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함께 증액을 주장한 손실보상 1인당 하한액은 기존 1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다섯 배 인상됐다. 소상공인 213만 명에게 최저 연 1%의 초저금리 대출자금 35조8000억원을 지원하는 예산도 반영됐다. 여야 협상에서 막판 쟁점으로 떠오른 경항공모함 예산은 우여곡절 끝에 정부 원안(72억원)대로 반영됐다. 여야가 대선을 앞두고 ‘선심성 돈풀기’에 나서면서 내년 국가채무는 올해보다 108조4000억원 늘어난 1064조4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넘어서게 됐다.오형주/강진규 기자 ohj@hankyung.com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굉장히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를 만나기 위해 울산을 찾았다. 이 대표는 제주에서 울산으로 이동해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났다.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울산에서 만나 당내 갈등을 봉합할 수 있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이 대표가 갈등 해결의 선결 조건으로 내건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에 대한 처리 문제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尹·李 화해 제스처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비공개 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저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언제든 만나 (풀겠다)”며 공개적으로 회동을 요청했다. 그동안 이 대표의 잠행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온 것과 달리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윤 후보는 이 대표에 대해 “만날 때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감탄했다”며 “만날 때마다 공부도 되고 많은 정보를 얻었다”고 치켜세웠다. 갈등 해결을 위한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한 것이다. 이어 “이 대표는 우리 정당사 최연소 대표로 100년에 한 번 나올까 하다”며 “대선 후보로서 이 대표와 함께 대장정에 나선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 후보는 오후에 이 대표를 만나기 위해 울산으로 이동했다.윤 후보의 적극적인 의사 표시에 이 대표도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이 대표는 제주시 연동에 있는 모 카페에서 기자들을 만나 “차기 대선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다음날로 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후보와 저는 공동운명체”라고 말했다. 윤 후보에 대해 “우리 후보”라는 친근한 표현을 쓰기도 했다.이 대표는 “윤 후보가 만나자면 제가 (서울로) 올라가겠다”며 “사전 조율 등 검열이 없다면 허심탄회하게 후보와 상의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이어 울산으로 가 울산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 원내대표와 만났다.정치권에서는 윤 후보와 이 대표가 갈등을 풀고 화해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후보와 이 대표의 관계는 나쁘지 않았다”며 “둘 사이에 오해가 생긴 것 같은데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핵관’엔 평행선하지만 이 대표와 윤 후보는 여전히 인적 쇄신 문제에선 상반된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이 대표는 ‘윤핵관’이 당을 망치고 있다고 비판했지만 윤 후보는 아는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이 대표는 “윤 후보 주변에서 아주 잘못된 조언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후보와의 만남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했다. 대화의 선결 조건에 대해서도 “윤핵관 같은 사람이 설치지 못하게 하라는 것”이라며 “이는 요구사항도 아니고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이 대표는 윤 후보 측근들이 윤핵관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데 대해 “맞다고 할 용기가 있었으면 익명으로 했겠냐”고 반문했다. 또 ‘윤핵관이 누구인지 알려 달라’는 질문에는 “윤 후보에게 고자질까지 해야 하느냐”고 답했다.윤 후보는 윤핵관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윤핵관이 이 대표가 홍보비를 해먹으려 한다’고 비난한 것에 대해서도 “그런 이야기를 들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이양수 국민의힘 선대위 수석대변인도 “윤 후보는 윤핵관에 대해 알지 못한다”며 “윤핵관으로 생긴 오해는 금방 풀릴 것”이라고 했다. 이어 “특정 언론사에서 보도한 윤핵관 기사에 대해서는 그동안 계속 잘못된 보도라고 말했다”며 “윤핵관은 절대 핵심관계자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尹·李 갈등 풀릴까윤 후보와 이 대표가 대화를 위한 접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김기현 원내대표가 ‘소방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건이다. 김 원내대표는 그간 윤 후보와 이 대표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내대표는 이 대표 당선 이후 당내 업무 과정에서 사전 조율 등을 하면서 신뢰를 쌓아왔고, 윤 후보와는 서울대 법대 선후배 사이로 의사소통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정치권에서는 6일 선대위 출범 전까지 윤 후보와 이 대표가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선대위 합류 여부도 관건으로 꼽힌다. 이 대표는 윤핵관이 그간 언론 인터뷰에서 김 전 위원장 영입을 반대해온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해왔다.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김병준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의 거취를 변경할지도 관심이다.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