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국방부 장관(뒷줄 오른쪽 세 번째)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뒷줄 오른쪽 두 번째)이 2일 오후 서울 용산 국방부청사 연병장에서 열린 '제53차 한·미 한미안보협의회(SCM) 세레머니 행사'에서 태권도 공연을 관람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욱 국방부 장관(뒷줄 오른쪽 세 번째)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뒷줄 오른쪽 두 번째)이 2일 오후 서울 용산 국방부청사 연병장에서 열린 '제53차 한·미 한미안보협의회(SCM) 세레머니 행사'에서 태권도 공연을 관람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양국이 북한의 남침에 대비한 연합 작전계획(작계)을 새로 만들기로 합의했다. 핵 능력을 고도화한 북한이 유사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전략적인 판단에서다.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었던 전시작전권 전환을 위해 필수적인 미래연합사 완전운용능력평가(FOC)는 내년 하반기에야 실시하기로도 합의한 반면, 공동성명에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등의 문구가 포함되며 대중(對中) 견제 목소리는 강화됐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2일 서울 용산 국방부청사에서 열린 제53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동맹 노력을 계획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진전인 새 전략기획지침(SPG)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양국 장관의 공동성명에도 “새로운 SPG가 한·미 동맹에 대한 북한의 위협을 보다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필요시 대응을 위한 군사적전계획에 지침을 제공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SPG는 유사시를 대비한 작계에 방향과 내용을 제시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양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SPG를 근거로 전략기획지시(SPD)를 작성하고, 한미연합사령부(연합사)는 SPD를 근거로 새로운 작계를 작성하게 된다.

한·미가 새로운 작계를 만들기로 한 배경에는 기존 작계가 현실적인 북핵 위협을 제대로 담지 못한다는 평가가 자리 잡고 있다. 현재의 ‘작계 5015’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공격 등을 대비해 2015년 최종 완성됐다. 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권을 잡은 이후 지난 10년 간 대대적으로 증강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위협 변화, 저희 군 자체적인 국방개혁2.0으로 인한 변화, 연합지휘구조에 대한 변화 이런 것 등을 담고, 제반 환경 등을 담을 작전계획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공동성명에는 “동맹의 연합 억제태세를 증진하고 맞춤형 억제 전략 실행력을 제고했다”며 북핵에 대한 억지 증력에 대한 강조도 담겼다.

양국 장관은 전작권 전환을 위한 FOC는 내년 하반기에 실시하는데 합의했다. 오스틴 장관은 “내년 가을 연합지휘소훈련(CCPT) 중에 미래연합사의 FOC를 평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FOC 평가 일정이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문재인 정부의 임기 만료 뒤로 못박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한국의 FOC 조기 실시 요구를 완강히 거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는 빠를 수록 좋다고 했지만 미 측에서 준비하는 측면을 고려해서 후반기에 실시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공동성명에는 “동맹의 대비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한반도에서 연합연습 및 훈련의 지속 필요성을 재확인했다”며 “2022년 전·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 시행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지난달 30일 홍현익 국립외교원장이 방미 중 2부 연합훈련을 생략해야 한다고 언급하는 등 한국 정부 내에서도 끊임없이 제기되는 연합훈련 축소론에 양국 장관 공동성명을 통해 선을 그은 것이다.

지난해 SCM 공동성명에는 빠졌던 주한미군의 현 전력 수준을 유지한다는 문구는 올해 되살아났다. 공동성명에는 “오스틴 장관은 인도·태평양 지역이 미 국방부의 최우선 전구라는 점에 주목했다”며 “대한민국의 방어를 위해 주한미군의 현 전력 수준을 지속 유지한다는 미국의 공약을 강조했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앞서 지난해 52차 SCM 성명에선 주한미군 전력 수준을 유지한다는 문장이 전년도와 달리 내용이 빠진 바 있다. 지난해 SCM 당시에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공동 기자회견을 취소하기까지 하며 한·미 동맹에 문제가 있다는 관측에 힘을 싣기도 했다.

올해 공동성명에는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과 ‘국내·외에서 인권 및 법치를 증진하기로 했다’ 등의 중국을 겨냥한 문구도 포함됐다. 양국 국방장관 간의 SCM 공동성명에 대중(對中) 견제 내용이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대중 견제 노선에 참여하라는 미국의 압박이 노골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확인하는 수준”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이 정도는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미 측의 제안이 있었다”고 밝혔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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