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왼쪽)과 서욱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지난달 22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유엔 평화유지 장관회의 준비위원회 제5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정의용 외교부 장관(왼쪽)과 서욱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지난달 22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유엔 평화유지 장관회의 준비위원회 제5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정부가 당초 100여개국에서 대표단이 참석할 예정이던 유엔 평화유지 장관회의를 전면 화상회의 방식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거세지며 방역 측면에서 대면 회의는 취소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외교부 당국자는 1일 취재진에 “오미크론 변이 확산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이달 개최되는 각종 국제회의 조정 문제를 검토해 왔다”며 “오는 7∼8일 전면 대면회의로 개최 예정이던 유엔 평화유지 장관회의를 전면 화상회의로 전환해서 예정된 날짜에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지난 4월 개최 예정이었지만 한 차례 미룬 정부는 7~8일 양일 간에 걸쳐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전면 대면 방식으로 이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평화유지장관회의는 유엔의 평화유지활동(PKO) 관련 최고위급 협의체로, 세계 각국이 PKO가 당면한 현안을 논의하고 이에 기여할 공약을 밝히는 회의다. 100여개국의 외교·국방 장관을 비롯한 대표단의 참석이 예정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유치한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가 될 전망이었다. 올해 4차를 맞은 평화유지 장관회의가 아시아에서 유치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앞서 1~3차 회의는 영국, 캐나다, 뉴욕 유엔본부 등에서 개최됐다.

당초 참석하기로 예정됐던 100여개국 대표단은 전면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한다. 대신 장-피에르 라크루아 유엔 평화활동국(DPO) 사무차장, 아툴 카레 유엔 활동지원국(DOS) 사무차장, 캐서린 폴라드 유엔 운영전략·정책·감사국(DMSPC) 사무차장 등 유엔 사무차장 3명이 한국을 대면으로 찾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밖에도 이번 회의의 공동의장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서욱 국방부 장관이 참석하고, 공동의장국인 12개국의 주한 외교단은 대면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회의가 4월에 한 번 연기된 바도 있어 우리 외교의 큰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다”면서도 “화상회의란 형식으로도 최대 규모로 개최되기 때문에 성공적 개최를 위해 계속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엔 사무국에서도 현 방역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 정부의 결정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고 관련국들과도 소통하고 있다”며 “현 상황 하에서는 현명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전달해왔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이밖에도 오는 9∼10일 개최 예정이던 한·아프리카 포럼과 20∼22일로 추진하던 재외공관장회의를 내년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두 회의는 방역 상황을 계속 점검하면서 상황이 개선되는대로 내년 초 가능한 대면회의로 개최를 추진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