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유해가 지난 27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 임시안치를 위해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유해가 지난 27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 임시안치를 위해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23일 별세한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방하며 “흡수통일이라는 ‘개꿈’은 백년이 가도, 천년이 가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방 고지에 유해를 뿌려달라’고 한 고인의 유언을 겨냥했다.

북한의 주간 대외선전매체 ‘통일신보’는 지난 27일자 ‘지옥에 가서도 저주를 면치 못할 극악한 대결광’이란 제목의 논평을 내고 전 전 대통령에 대해 “저승길에 올라서도 남녘민심의 저주와 비난을 받은 역도(逆徒)”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저승에 가서도 ‘흡수통일’이 되는 그날을 보겠다는 넉두리이다. 얼마나 동족대결에 미친 반통일분자인가”라고 비난했다.

흡수통일에 대한 이같은 주장은 전 전 대통령이 생전이던 2017년 발간한 회고록을 겨냥한 것이다. 당시 고인은 “김일성 왕조가 무너지고 조국이 통일되는 감격을 맞이하는 일. 그날이 가까이 왔음을 느낀다”며 “그 전에 내 생이 끝난다면, 북녘땅이 보이는 전방의 어느 고지에 백골로라도 남아 있으면서 기어이 통일의 그날을 맞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언급도 내놨다. 통일신보는 “그는 남조선에서 12·12숙군쿠데타로 권력을 강탈하고 온 광주시를 피바다에 잠그었던 극악무도한 살인마”라며 “두 손을 인민들의 피로 물들이고 권력을 강탈하고 민주를 교살한 도저히 용서 못 할 치 떨리는 범죄를 저지르고도 그는 저세상에 가는 날까지 남조선 인민들에게 사죄를 표명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가 전 전 대통령의 사망에 대해 보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