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인 2017년 5월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제19대 대통령 선거 마지막 유세에서 딸 문다혜 씨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인 2017년 5월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제19대 대통령 선거 마지막 유세에서 딸 문다혜 씨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른바 '시무 7조' 상소문으로 유명세를 탄 진인(塵人) 조은산이 문재인 대통령의 딸 문다혜 씨의 청와대 관저살이 논란에 대해 "부모 자식 관계도 민주 혈통에게만 허용된 특혜이자 축복"이라고 비판했다.

조은산은 9일 자신의 블로그에 '씁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일국의 대통령이 그의 딸과 함께 살고 있다는 걸 비난하는 옹졸한 마음은 어디에서 나오는가"라며 "바로 부모와 자식이 함께 살지 못하는 국민의 궁색한 처지에서 나온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네 삶을 보면 서울 사는 부모가 수도권 외곽으로 튕겨 나간 자식과 손주들 걱정에 이사 한번 가보려 해도 그게 그리 쉽지만은 않다"며 "집값이야 나 사는 동네만 올랐으면 좋기라도 하지, 온 동네가 다 10억은 깔고 앉은 마당에 더 나을 것도 없는 게 현실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조은산은 "양도세 중과에 대출 규제까지 겹치니 그 흔한 이사라는 것도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가 됐다"며 "함께 살 수가 없다. 바로 부모와 자식이 말이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청와대는 위법이 아니라는 말밖에 딱히 할 말이 없는 듯하다. 곧 팔순을 바라보는 나의 아버지, 손주들을 끔찍이 아끼는 나의 어머니가 아들 있는 곳에 살고 싶어 했던 마음들은 그토록 위법했었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아이들의 재롱을 눈앞에서 보여주기 위해 편도 60킬로미터의 길을 운전해온 나는 세금 한 톨 축내지 않았다"며 "그렇다면 이것은 적법의 범주에 속하는가"라고 날을 세웠다.

조은산은 "부모 자식 관계도 민주 혈통에게만 허용된 특혜이자 축복인가 보다. 기본적인 권리마저도 잠식된 세상에서는 그 권리가 곧 특혜나 다름없다"라며 "이런 비난을 받아들여야 하는 그들이 그렇듯, 나 또한 이런 글을 쓸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나 버겁다. 함께 잘 사시라. 우리는 따로 산다"고 글을 마쳤다.

앞서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딸 문다혜 씨가 지난달 말 입국 후 자녀와 함께 청와대 관저에서 약 1년간 생활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자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려우나, 대통령 가족의 경호 및 거주와 관련해 법령을 위반하거나 부적절한 사항은 없다"고 입장을 낸 바 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