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끌어안기' 원팀 이루고 밖으로는 야권 단일구도 구축
정치신인 이미지 벗고 안정감 보여야…'2030 지지' 외연확장도 숙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되며 본선행 티켓을 따냈지만 대권 고지까지는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 놓여 있다.

대선을 4개월 앞두고 정권교체론이 정권재창출론을 크게 상회, 여론 지형이 야권에 나쁘지 않은 상황이지만 본선 승리를 위해선 윤 후보가 정권교체 여론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외연 확장을 이뤄내는 것이 선결과제로 꼽힌다.

당 혁신과 정책 대안 제시를 통해 '정치 신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수권 능력을 입증해 보이는 것도 숙제다.

'반문 깃발' 든 윤석열, 수권능력 입증·安과 단일화 과제로
◇ 당심 하나로 모아내야…安과 단일화 여부 숙제
경선이 과열되면서 홍준표 의원 등 경쟁자들과 감정의 골이 깊어졌던 만큼 우선은 내부 화학적 결합을 이루는 것이 급선무다.

그동안 윤 후보는 전·현직 의원이 대거 결합한 '매머드급' 캠프를 구성했지만 원팀 기조를 위해선 당내 다양한 인사를 중용하는 화합형 '용광로 선대위'로의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법조계 인사들이 주축인 '서초동' 인맥을 당에 어떻게 결합할지도 과제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선대위에 합류할 경우 기존 경선 캠프를 '해체' 수준으로 재편할 것이란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당 대선 후보가 당무 우선권을 갖게 되는 만큼, 입당 초반 신경전을 벌였던 이준석 대표와 어떻게 '동반자' 관계를 설정하느냐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기존의 보수 지지층뿐 아니라 중도층을 최대한 흡수하는 것도 관건이다.

현재 정권교체 여론이 우세하지만, 국민의힘이나 국민의힘 후보 지지율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윤 후보가 앞서 "이준석 대표와 손잡고 혁신 또 혁신해 건전 보수는 물론 중도와 합리적 진보까지 담아내는 큰 그릇의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최근에는 제 정당과 사회단체, 개별 인사들이 참여하는 '반(反) 대장동 게이트 연합'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반이재명 전선을 통해 당의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본선이 여야 4자 구도로 일단 출발한 가운데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연대나 단일화 요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박빙 구도를 형성할 경우 당 안팎의 압력이 거세질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여권 대통합론에 맞서 안 대표, 그리고 제3지대에서 독자창당을 선언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까지 아우르며 야권내 다자구도를 단일구도로 묶어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윤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안 후보와 소통하고 있다.

야권 통합이 이뤄질 것"이라며 연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반문 깃발' 든 윤석열, 수권능력 입증·安과 단일화 과제로
◇ 반문 기치 넘어서는 정책 역량·수권 능력 제시 숙제
윤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윤석열로 이기는 것이 문재인 정권에 가장 뼈아픈 패배를 안겨주는 것"이라며 '정권교체의 기수'를 자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 후보를 '문재명' 세력이라고 규정하고, 비상식·불공정·위선으로 상징되는 현 정권의 연장을 막겠다는 목표다.

경선 승리도 정권교체를 바라는 당심·민심이 결집한 효과로 분석된다.

그러나 본선 무대에서는 반문(반문재인) 정서만으로는 정권교체 여론을 결집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향후 대한민국 5년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 여권과 차별화된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 후보는 정치입문 4개월의 '정치 신인'으로서 경선 과정에서 당내 경쟁자들로부터 '준비가 덜 됐다', '정책 역량이 부족하다'는 공격을 받았다.

본경선에서만 10차례의 토론을 거치며 '토론 리스크'는 어느 정도 덜어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정치 경력에서 앞서는 이재명 후보와 맞서려면 국정운영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다는 신뢰감을 유권자들에게 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총장 이미지를 벗고 국가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분명히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윤 후보가 문재인 정부를 심판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국정운영 능력은 다른 문제"라며 "이 문제는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 차원에서 국민들에게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층까지 지지세를 확대하는 것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윤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경쟁자인 홍준표 의원으로부터 20∼40대 지지율이 낮다는 점에서 "398 후보(20대의 3%, 30대의 9%, 40대의 8% 지지율)"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20·30세대의 지지세가 강한 이준석 대표와 함께 공조 관계를 이뤄 이런 상황을 돌파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는 이유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통적 지역 구도로 보면 야권이 결코 유리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선 2030 세대의 지지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