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홍준표 의원이 15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1 대 1 맞수토론에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홍준표 의원이 15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1 대 1 맞수토론에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후보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4명의 대권 주자가 15일 ‘제1차 맞수토론’에서 1 대 1 진검승부를 펼쳤다. 여론조사 지지율 1, 2위를 다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정치, 경제, 안보 현안을 두고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설전을 벌였다. 홍 후보가 “역사상 가장 부도덕한 대통령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피장파장”이라고 공격하자, 윤 후보는 “품격 없는 후보”라고 맞받았다.

홍준표, 시종일관 도덕성 공략

국민의힘은 이날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4명의 예비 대선 후보가 참여하는 제1차 맞수토론을 열었다. 두 명의 후보가 얼굴을 맞대고 약 40분 동안 주제·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토론하는 방식이다. 추첨에 따라 윤 후보와 홍 후보,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로 대진표가 짜였다.

홍 후보는 윤 후보의 도덕성을 집요하게 따져 물었다. 토론 시작과 동시에 “본인(윤석열) 의혹만 해도 첫째 고발사주 의혹, 둘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사건 관련 의혹, 그 외 26건의 고소·고발 사건이 있다”며 “우리 당 대선 후보 사상 가장 리스크가 많은 후보”라고 몰아세웠다. 윤 후보는 “(도덕성이 없다는) 프레임 공격을 하는 것 같은데, 저는 떳떳하다”며 “지난해부터 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할 때 이미 다 나온 의혹들”이라고 일축했다.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가 관여됐다는 의혹을 받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도 도마 위에 올랐다. 홍 후보는 “검찰이 관련 인사 중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그중 김건희 씨와 관련된 이모씨가 영장실질심사 과정에 도주했다”며 “그 사람이 부인의 돈을 관리했다고 하는데 그 돈으로 주가조작을 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윤 후보는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며 “결혼 전 아내가 골드만삭스 출신이라고 해서 계좌를 맡겼는데 넉 달 맡겨보니 손실이 나 그 후로 절연했다”고 해명했다. 홍 후보가 “당시 증권 거래내역을 공개할 의향이 있냐”고 묻자, 윤 후보는 곧바로 “공개하겠다”고 답했다.

홍 후보는 윤 후보의 장모 최모씨에 대해서도 “불법 요양병원 개설 혐의로 (1심에서) 실형 3년을 받았고, 은행 잔액증명 위조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남양주, 양평동, 성남 도촌동 등 지역에서 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가 역사상 가장 도덕성이 없는 후보인데, 윤 후보도 피장파장”이라며 “그런 도덕성으로 이재명 후보를 이길 수 있겠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검찰총장 재직 시절 은행에서 (검찰이) 제 처의 계좌를 열어봤다는 연락을 받으면서 총장직을 수행했다”고 맞섰다.

윤석열 “洪, 오락가락…정책 신뢰성 없다”

도덕성 공격이 계속되자 윤 후보는 “인신공격 다하셨으면 대선 주자답게 정책에 대해 이야기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후보가 “대장동 게이트에 연루된 이재명 후보와 맞서기 위해 도덕성을 따지는 것”이라고 하자 윤 후보는 “수천억원이 걸린 대장동 사건을 봐주는 것 같다”고 응수했다. “검찰총장까지 했는데 그렇게 억지를 부리나”(홍 후보), “정치 인생 26년간 4, 5선 국회의원을 하고 경남지사까지 했으면 격을 좀 갖춰라”(윤 후보) 등 가시 돋친 말들도 주고받았다.

윤 후보는 “홍 후보 주요 정책이 상황에 따라 입장이 왔다갔다 했다,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구체적 사례로 △경남지사 시절 무상급식 정책 △비정규직·공무원 정책 △모병제 △여성 할당제 등을 들며 “대통령이 되더라도 국민들이 공약을 일관되게 추진할 거라고 믿겠냐”고 따졌다. 홍 후보는 “정부 정책도 시대 조류와 시대적 변화에 따라 바뀌는 것”이라고 답했다.

유 후보와 원 후보 간 공방도 불이 붙었다. 정치·경제·안보 등 현안이 총망라된 가운데 원 후보는 유 후보의 강점으로 평가받는 경제 정책에 대해 공세를 퍼부었다. 원 후보가 “유승민의 대표 복지 정책이 뭐냐”고 묻자, 유 후보는 주저없이 “공정소득”이라며 “기준 소득에 못 미치는 소득 수준의 50%를 정부가 지원하는 정책”이라고 답했다.

“지급 기준이 개인이냐, 가구냐”는 질문에 유 후보가 “개인이 기준”이라고 하자, 원 후보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처럼 부잣집 자녀들도 공정소득을 받게 된다”고 비판했다. 유 후보는 “가구와 개인 기준은 각각 장단점이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맞수토론은 다음달 5일 대선 후보 확정 전 두 차례 더 진행될 예정이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