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발언에 낙측 "호남 비하 일베 언어" vs 명측 "유감, 셀프디스"
추미애, 이재명 엄호하며 이낙연 정조준 "언론 빙자해 내부총질"
호남 시선에 둔 '대장동 충돌' 확전…"수박 기득권" 발언 시끌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2일에도 대장동 개발 의혹을 놓고 충돌했다.

최대 승부처가 될 호남 경선(25~26일)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전면적 내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양측은 전날 '5·18 민주화운동' 당시 언론보도를 고리로 설전을 벌인 데 이어 이날은 이 지사의 '수박 발언'을 놓고 부딪치며 호남정서를 자극했다.

이 지사는 전날 밤 페이스북에서 "이젠 보수언론과 국민의힘 그리고 민주당 내 인사들까지 수익환수 덜했다고 비난하니 기가 찰 뿐"이라며 당내 특정 인사들을 향해 "제게 공영개발 포기하라고 넌지시 압력 가하던 우리 안의 수박 기득권자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수박'은 호남을 모독하는 표현이라며 발끈했다.

극우성향 누리꾼이 몰린 일베에서 '수박'은 5.18 당시 시민군을 비하하는 데 사용된다는 게 이 전 대표 측 주장이다.

이병훈 캠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수박'이란 표현은 호남을 비하하고 차별하기 위해 만든 일베의 언어"라며 "이것은 정치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에 대한 예의의 문제이고, 우리 당의 정체성과 연결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마도 자신은 피해자라는 생각을 담고 싶었던 것 같은데 이는 사실관계에도 맞지 않는다.

민주당 후보가 해서는 안 될 혐오 표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낙연 캠프는 야권의 공세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대장동 의혹 가운데 해명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 지사 본인이 직접 설명에 나서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오전 전북도의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 지사를 겨냥, "국민이 걱정하는 문제를 소상히 밝히고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효은 캠프 대변인은 이 지사가 전날 이 전 대표의 총리 시절 부동산 책임론을 제기한 데 대해 "걸핏하면 총리 책임론을 펴는데 국정 경험이 부족한 탓이 아닌가 싶다"며 "경기도 판교 대장동 집값 폭등에 이 지사 책임은 없는가"라고 물었다.

호남 시선에 둔 '대장동 충돌' 확전…"수박 기득권" 발언 시끌
이재명 캠프도 대대적 반격에 나섰다.

박찬대 수석대변인은 오전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주간브리핑에서 "수박이라는 표현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낙연 캠프의 대변인이 수박을 왜 호남 비하로 연결하는지 유감이다.

'셀프 디스'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박주민 총괄본부장은 "수박이 호남 비하라는 이낙연 측 주장에 대해 '일베 생활 12년째인데 그런 말 처음 들어본다'는 반응도 있다"라고 했다.

김남국 수행실장은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후보가 기득권과 싸워온 날이 단 하루라면, 단 1년이라면 말도 안 되는 거짓 프레임이 먹힐지 모르겠다"며 "파크뷰 분양비리 사건부터 수년간, 수십 년간 민주당 내 기득권과도 싸워왔다.

그 기록들이 영상, 글, 기사로 남아 있기에 진실을 호도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선 3위로 치고 올라온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도 이 지사를 엄호하며 이 전 대표를 정조준했다.

추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서 "이낙연 후보는 거듭된 실수를 하고 있다"며 "후보와 캠프는 언론을 빙자해 (대장동 의혹을) 민주당 경선장에 끌고 와 내부총질하는 사태까지 벌였다"고 주장했다.

'고발 사주' 의혹을 재차 부각, 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때리기'도 이어갔다.

그는 "윤석열이 의혹의 중심에 있는 '청부고발 사건'은 검찰 개혁을 미루면 검찰 쿠데타를 막지 못한다는 개혁의 필연성과 당위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사건"이라며 "공수처는 여론몰이에 당하지 않도록 수사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