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 사진=뉴스1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 사진=뉴스1
국민의힘 대권 주자 홍준표 후보와 윤석열 후보 간의 갈등이 연일 격화되고 있다. 홍 후보 측 인사가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 씨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사전 공모' 의혹에 연루돼 있다는 소문이 정치권에 파다해지면서다.

홍 후보는 소문의 진원지를 윤 후보 측으로 규정한 뒤 "싹수가 노랗다"면서 윤 후보를 맹비난했다. 이에 윤 후보는 "그렇게까지 나올 필요가 있느냐"라고 응답했다. 논란을 빚은 두 후보는 결국 이준석 대표의 '옐로카드'를 받게 됐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1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 후보와 홍 후보가) 스스로 2강 체제라는 말을 들으려면 정책 경쟁을 하는 2강이 돼야 하는 것이지, '아니면 말고' 식의 이런 것은 서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제가 유도 심판 놀이를 한다면 지금 둘 다 경고 한 장씩(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를 하다 보면 의혹을 제기하고 할 수 있지만, 예를 들어 모 캠프 측 모 인사가 조성은 씨와 박지원 국정원장이 만나는 자리에 배석했다는 내용이 돌지 않았나. 거기에 대해서 홍 후보 측에서 지목된 인물이 아주 강하게 반박하니 윤 후보 캠프에서는 우리가 딱히 홍 후보 캠프라고 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며 "이건 좀 웃긴 거다. 소위 '주어 없음', '목적어 없음' 이런 거를 하자는 건데 저는 이런 거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 사진=연합뉴스
앞서 윤 후보 측 캠프는 지난 13일 오전 공수처에 박 원장, 의혹 제보자 조 씨, 성명불상자 1인을 국가정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들이 지난 8월 11일 서울의 모 호텔에서 만나 윤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사전 공모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고발장에 포함한 성명불상자 1인이 홍 후보 측 캠프 인사 이필형 씨라는 소문이 파다해졌다.

윤 후보 측은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홍 후보는 격렬히 반발했다. 홍 후보는 지난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제 캠프 이필형 참모가 언론 인터뷰를 했다. 박지원과 조성은이 만난 그날 자신의 모든 일정도 공개했다. 조성은이라는 분 이름은 처음 듣는다고 밝혔다"며 "모든 것을 용서할 테니 윤 후보 캠프에서 허위 정치공작을 한 국회의원 두 명과 네거티브 대응팀의 검사 출신 모 변호사는 퇴출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검 차장 출신 등 로펌 수준의 네거티브 대응팀을 만들어 놓고 기껏 하는 짓이 막가파식 정치공작이나 하면서 '아니면 말고' 식으로 회피하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인의 태도가 아니다"라며 "잘못을 했으면 최소한 사과라도 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것이 정치판의 관례다. 싹수가 노랗다"고 일갈했다.

윤 후보는 이날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실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그렇게까지 나오실 필요가 있느냐"며" 실명을 거론한 것도 아니고, 그 자리에 있었다고 하니 신원을 밝혀달라 한 건데 퇴출까지 될 필요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같은 당원으로서 정권 교체를 위해 공정하게 경쟁하고, 힘을 합쳐야 될 입장"이라며 "저희도 음해공작을 한 건 없지만, 그런 오해가 생길 만한 부분도 캠프에 당부해서 시너지가 나는 경선이 되도록 애쓰겠다"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