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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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권 주자 유승민 전 의원은 "이미 확정된 경선룰은 토씨 한자도 손대지 말라"면서 당 선거관리위원회의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 움직임에 거세게 반발했다. 특히 선관위원장을 맡은 정홍원 전 국무총리를 향해선 "윤석열 후보만을 위한 경선룰을 만들어 경선판을 깨겠다면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홍원 선관위원장은 '제2의 이한구'가 되려는 거냐"며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이틀 전 저의 공개 경고에도 불구하고 정홍원 선관위원장은 오직 '윤석열 후보만을 위한 경선룰'을 만들려고 한다"며 "경준위와 최고위가 이미 확정한 경선룰을 자기 멋대로 뜯어고쳐서 역선택 방지조항을 넣으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홍원 선관위원장에게 다시 한번 경고한다. 이미 확정된 경선룰은 토씨 한자도 손대지 말라"며 "역선택 방지조항을 넣는 순간 공정한 경선은 끝장난다. 그런 식으로 경선판을 깨겠다면 그냥 선관위원장에서 사퇴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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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공정한 경선이 안 되면 정권교체도 물 건너 간다. 불과 5년 전 2016년 총선에서 180석도 자신 있다고 큰소리치던 우리 당은 겨우 122석을 얻고 기호 1번을 민주당에 빼앗겼다"며 "패배의 이유는 단 하나, 청와대의 지시대로 공천 전횡을 일삼던 이한구 공관위원장 때문이었다. 정홍원 선관위원장은 제2의 이한구가 되려고 하는 건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직 윤석열 후보만을 위한 불공정한 경선룰을 만들어 경선판을 깨고 정권교체에 실패한다면, 이 모든 책임은 정홍원 선관위원장에게 있음을 분명히 한다"며 "분명히 다시 경고하는데, 선관위가 특정 후보를 위한 불공정한 룰을 만들 경우 저는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날 유 전 의원 측 김웅 국민의힘 의원도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정홍원 선관위원장은 윤석열 후보를 미리 만났고 윤석열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도 표명했다"며 "이 정도로 공정성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면 용퇴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자 선거관리위원회 임명장 수여식 및 제1차 회의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된 정홍원 전 국무총리가 인사하고 있다. / 사진=뉴스1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자 선거관리위원회 임명장 수여식 및 제1차 회의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된 정홍원 전 국무총리가 인사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앞서 정 선관위원장은 당 경준위가 만든 경선룰을 전부 다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일부 야당 대권 주자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 여부에 대해선 '고심 중'임을 밝혔다.

한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 28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부동산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경선)룰에 관해선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될 것으로 본다. 개인적으로는 위원회의 결정에 따를 생각"이라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