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고문단 차담회서 언론중재법 관련 '고언'
與원로들, 송영길에 "쥐 잡다 독 깨…4·7재보선 잊지말라"(종합)
여권 원로들이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30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에게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지혜로운 처리'를 당부했다.

송 대표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가진 상임고문단 차담회에서다.

이 자리에는 김원기 문희상 유인태 임채정 상임고문이 참석했다.

상임고문단은 송 대표에게 "언론중재법에 대해서는 찬성한다.

다만 지혜롭게 처리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조언했다고 고용진 수석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이들은 "언론개혁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때도 꾸준히 노력했던 사항"이라고 공감을 표하면서도 "길은 지혜롭고 현명하게 갔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한다.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예고와 각계 반발로 강행 처리의 부담이 커진 만큼, 법안 처리에 앞서 숨을 고르는 '속도조절'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참석한 상임고문 중 한 명인 유인태 전 의원은 송 대표에게 "4월 7일 밤을 잊지 말라"고 조언했다고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인터뷰에서 전했다.

유 전 의원은 "(4·7) 재보선 참패의 원인이 뭐냐"며 "180석의 위력을 과시하고 독주하는 것처럼 (보였다가) 결국 4월 7일에 심판받은 것 아니냐"고 했다.

이어 "법안 하나 처리하는 데 일주일 늦어지고, 한달 늦어진다고 세상이 뒤집어지느냐"며 "(대통령 선거일인) 내년 3월 9일이 같은 밤이 안 되려면 4월 7일을 잊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차담회 당시 송 대표에게 "쥐 잡다가 독을 깬다.

소를 고치려다 소가 죽으면 어떻게 하느냐"며 "언론개혁은 해야 하지만 언론중재법은 보완, 숙의, 사회적 합의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송 대표는 고문단 회의에 앞서서는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 민언련·민변 관계자 등을 각각 만나 언론중재법 처리 방침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배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언론중재법 자체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지만 공영방송 체제, 신문법, 지역신문발전법 등을 한꺼번에 논의할 장을 민주당이 열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혔고, 이에 송 대표도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고 배 원내대표가 회동 후 기자들에게 전했다.

송 대표의 민언련·민변 면담에 동석했던 김용민 최고위원은 브리핑에서 "(이들 단체가) 법에 실효성이 없으니 더 강하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전달했고, 일부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은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줬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