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론 앞서 ‘파이팅’ >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17일 서울 상암동 DDMC에서 열린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박용진, 정세균, 이낙연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 토론 앞서 ‘파이팅’ >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17일 서울 상암동 DDMC에서 열린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박용진, 정세균, 이낙연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을 둘러싼 논란이 이재명 지사의 경기도 산하기관 채용 비리 의혹으로 확전됐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은 “경기도판 인국공 사태(인천국제공항공사의 불공정 채용 논란)”라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 지사 측은 “지사 찬스가 아니다”고 일축했지만, 불공정 시비가 불거질까봐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17일 “황씨 내정을 기점으로 들여다보니 (경기도 산하기관의 채용 비리 의혹은) 경기도판 ‘인국공 사태’”라며 “초기부터 선거를 염두에 두고 전국에서 정치인을 데려다 부적절하게 앉힌 곳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회단체와 공무원 노조가 가진 자료들을 보면 경기도판 인국공, 성남파 경기도 장악 등의 카테고리하에 채용 의혹이 정리돼 있다고 한다”며 “언론 보도가 곧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신경민 이낙연 캠프 상임부위원장도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경기도청이 도청캠프라고 할 정도로 너무나 많은 불공정 채용 비리가 있다”고 가세했다. 황씨를 겨냥해서는 “지금까지 해 온 여러 가지 것을 보면 일본 도쿄나 오사카관광공사에 맞을 분”이라고도 했다. 앞서 이낙연 캠프의 정운현 공보단장은 SNS의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경기도의 채용 비리 의혹 글을 공유하며 “이재명 지사가 강조한 얘기는 ‘공정’”이라며 “한 네티즌은 댓글에서 ‘불공정한 경기, 낙하산 세상’이라고 썼더라”고 꼬집었다.

전날까지만 해도 공식 입장을 내지 않은 이재명 캠프는 이날 ‘팩트 체크’라는 제목으로 반박 논평을 냈다. 송평수 이재명 캠프 대변인은 “경기도의회의 지적에 따라 이른바 관피아의 형성을 막고 능력 위주의 열린 채용이 될 수 있도록 검토를 요청했다”며 “2019년 4월 29일 산하기관에 ‘공공기관 인사규정 개정 검토(능력 위주 열린 채용 시행)’ 공문을 보내 인사규정 개정 등 기준 완화 절차 완료를 권고했다”고 해명했다. 황씨를 위한 ‘맞춤형 공모’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황씨 내정이 ‘지사 찬스’ ‘보은성 인사’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경기관광공사는 그동안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사장 공모를 미루다가 최근에 더 이상은 연기할 수 없다고 자체 판단해 사장 공모를 한 것”이라며 “그 외 황 내정자의 다른 발언과 연결하는 것은 너무나도 악의적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당사자인 황씨는 SNS에 “이재명 지지자가 아니다”며 “정치권의 더러운 프레임 씌우기”라고 반발했다. 황씨는 이 전 대표를 향해 “일본 총리 하라”며 “일본 총리에 어울린다”고도 했다.

이 지사는 ‘황교익 논란’에 말을 아꼈다. 대신 자신과의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 지사는 이날 SNS에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당대표 하실 때 부대변인으로서 정말 많이 배웠고, 2010년 당대표 시절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한 저를 공천해주신 분도 정세균 후보”라며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를 잇는 4기 민주 정부는 ‘합의와 통합의 성숙한 민주공화국’이 될 것이다. 그 길에 정세균 후보님과 함께하겠다”고 적었다. 정 전 총리는 “이 후보의 제안이 너무 고맙다”면서도 “1 대 1 정책 토론으로 서로의 정책을 국민께 검증받아 보자”고 역제안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