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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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 선거 더불어민주당 본경선 4차 TV 토론회에서 대권 주자들의 공격이 이재명 후보에게 집중됐다. 그동안 '명낙대전'의 중심에 섰던 이낙연 후보는 공격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김두관, 박용진, 정세균 후보는 이 지사와 관련된 논란과 정책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다.

"집 없으면 쭉 월세 살라고?" 與 대권주자들, 이재명 '기본주택' 때리기

사진=채널A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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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채널A 주관으로 열린 TV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일부 대권 주자들은 이재명 후보의 '기본주택' 공약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제기했다.

박용진 후보가 이 후보의 기본주택 공약을 두고 "국민들에 대한 배려가 없는 정책"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이 후보는 "'부동산으로 돈을 벌 수 없게 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에 사실상 모든 답이 들어 있다"면서 "무주택자 누구나 30년 이상 거주할 수 있는 고품질의 기본주택 100만 호를 포함해서 주택 250만 호를 공급하겠다"고 기본주택 공약을 재차 피력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우리 국민들에게는 내 집 마련의 사다리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 역할을 한 제도가 사실 전세제도인데, 지금은 전세난이 보통이 아니여서 국민들의 시름이 크다"며 "이재명 후보의 기본주택은 사실 대부분이 임대료를 내는 공공 임대정책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 집 마련을 원하는 국민들, 자산화를 원하는 국민들에 대한 배려가 '정책적으로 없는 것 아닌가?', '집 없는 사람들 계속 월세로 살라는 건가?' 이런 비판이 가능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사진=채널A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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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후보도 박 후보를 거들었다. 김 후보는 "'왜 내 집 살라 그래? 임대주택 평생 살지' 이런 느낌이 든다"며 "기본주택 정책의 이면을 살펴보면 내 집 하나 갖고 싶은 사람들의 꿈을 빼앗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공세에 가담했다.

이 후보는 이러한 지적에 "집은 원래 주거수단인데 어느 순간부터 투기 수단이 됐다.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투기 때문에 아예 집을 못 사는 젊은이들 같은 사람들을 고려해야 한다"며 "(기본주택 공약의 핵심은) 최소한의 주거 공간을 확보하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주택의) 90%는 어차피 민간에서 분양하고 공급되기 때문에 자산형성 기회가 박탈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꿈을 빼앗는다는 것은 지나친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 후보는 이날 토론 말미 박용진 후보가 '기본시리즈' 정책을 지속해서 비판하자 "사실을 왜곡하지 마라"며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박 후보는 이 후보에게 "기본소득은 재원 마련에 대한 대책이 없고 기본주택은 지을 땅이 없다고 다들 지적하고 있다"며 "지하철과 철도를 깔아서 역세권을 만들고 100만 기본주택을 공급하겠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느냐"며 질문을 던졌다.

이 후보는 "100만 호를 역세권에 짓는다고 하지 않았으니 자꾸 사실을 왜곡하지 마라"며 "분양은 외곽에 임대는 역세권에 한다는 얘기였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역세권에 100만 호를 지을 땅이 아예 없다고 하니까 지하철을 뚫어서 역세권부터 만들겠다는 게 동문서답식 황당한 답변"이라고 재차 지적했다.

이 후보는 "이곳은 연설하는 자리가 아닌 토론하는 자리이니 설명할 기회를 달라"며 "사실이 아닌 얘기를 하지 말고 규칙을 준수하라"고 했다.

"최순실 될 수 있다더니…" 황교익 논란 비판에 이재명 "국민 여론 보겠다"

사진=채널A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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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에 참석한 후보들은 이재명 후보의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자 논란도 지나치지 않았다.

정세균 후보는 "이재명 후보는 2017년 2월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집권 뒤 가까운 사람에게 한 자리씩 주면 최순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며 "황교익 씨 내정을 두고 '보은 인사', '지사 찬스'라는 비아냥이 있는데 지금이라도 철회 의사가 있으신가"라고 물었다.

이 후보는 "황교익 씨로부터 은혜를 받은 부분이 없으므로 보은 인사라는 표현은 옳지 않다"며 "임원 추천위원회에서 3배수로 후보를 올렸으며 그중에서 제가 골랐고, 청문회도 거쳐야 하므로 국민 여론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정 후보가 "황교익뿐만 아니라 보은 인사로 거론되는 인물이 여럿 있다"고 재차 공격하자 이 후보는 "경기도가 인사를 엉망으로 했다면 경기도정이 1년이 넘도록 1등을 차지할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받아쳤다.

김두관 후보도 이 후보를 향해 공격의 날을 세웠다. 김 후보는 "이 후보는 한 손에 경선 후보, 다른 한 손에는 경기지사라는 떡을 들고 있는 놀부 같다"며 "지사직을 선거에 이용하고 있고, 이번 (황교익) 인사 논란도 그로 인해 발생했기 때문에 논란이 됐다"고 했다.

이 후보는 "김 후보도 경선에 참여하기 위해 지사직을 그만두었다가 후회가 많았다고 들었다"며 "만약 당에서 경선 규정을 바꿔서 공직을 수행하는 단체장은 그만둬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면 지사직을 선택하겠다"며 단호하게 답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