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취역식을 한 해군의 첫 3천t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 승조원들이 도열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제공
13일 오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취역식을 한 해군의 첫 3천t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 승조원들이 도열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제공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첫 3000t급 해군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이 해군에 인도됐다. 도산안창호함은 국내 최초로 잠수함탄도미사일(SLBM)을 수직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군사 위협에 맞서 해군 전력이 크게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해군은 13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도산안창호함 인도·인수 서명식 및 취역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도산안창호함은 한국 해군이 보유하는 첫 중형 잠수함이다. 한국은 잠수함 운용 30여년 만에 미국·영국·프랑스·일본·인도·러시아·중국에 이어 세계 8번째로 3000t급 이상의 잠수함을 독자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도산안창호함의 국산화율은 76%로 국산화율이 각각 33.7%과 38.6%에 불과했던 기존의 장보고급 잠수함과 손원일급 잠수함에 비해 2배 이상 높아졌다. 앞으로 1년간의 전력화 훈련을 통해 작전수행능력 평가를 거친 뒤 내년 8월께 실전 배치된다.

도산안창호함은 차세대 신형잠수함 개발 사업인 ‘장보고-Ⅲ 사업’에 따라 2008년 기본설계 계약으로부터 13년만에 개발됐다. 앞서 건조된 손원일급 잠수함보다 약 2배 정도 커진 것으로 전장은 83.5m, 선폭은 9.6m, 직경은 7.7m에 달한다. 중어뢰-Ⅱ, 어뢰기만장치, 자항기뢰를 탑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SLBM 발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 수직발사대(VLS)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군은 공식적으로는 수직발사관 장착 여부나 국내 SLBM 개발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

SLBM은 수심 깊은 곳에서 이동하는 잠수함에서 발사된다는 점 때문에 전장의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당초 군 당국은 도산안창호함에 순항미사일용 수평발사관을 장착하려 했지만 북한이 2015년 SLBM ‘북극성-1형’ 시험발사에 성공하며 수직발사대 설치로 설계를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산안창호함은 잠항 시간을 늘려주는 공기불요추진체계(AIP)를 갖췄다. AIP에 국산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해 수면 위로 부상하지 않고 수중에서 수주 이상 작전할 수 있다. 수중에서 기존에 비해 더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어 해군 작전 범위가 압도적으로 넓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산안창호함의 수중 최대속력은 20kts(37km/h), 탑승 인원은 50여명이다.

해군은 이번에 취역한 1번함을 비롯해 총 6척의 도산안창호급 잠수함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2번함인 ‘안무함’은 지난해 11월 진수됐으며 이르면 내년 취역할 전망이다. ‘신채호함’으로 명명된 3번함은 다음달 진수식이 열릴 예정이다.

양용모 해군 잠수함사령관은 “도산안창호함은 해양강국 대한민국을 힘으로 뒷받침하는 강한 해군력의 상징이자 핵심축이자 바다를 향한 우리 꿈과 비전을 밝힐 전략자산”이라며 “존재만으로도 두려움을 주는 든든한 전략적 비수가 돼 우리 바다를 굳건히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전용규 방위사업청 한국형잠수함사업단장은 “우리나라의 선진화된 방위산업 기술을 전 세계에 다시 한 번 입증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성과”라 평가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