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개혁엔 여러 갈등…고비 넘겨야"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4·7 재보선에 졌다는 것에 큰 비중을 둘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지난 1일 여의도 사무실에서 진행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매를 맞으면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면 되지 지나치게 위축돼 우왕좌왕하거나 정신줄을 놔버릴 필요는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당내 경선레이스에 대해선 "정의·공정·법치에 대한 정공법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일문일답] 秋 "재보선, 무겁게 받아들이되 정신줄 놓을 건 아냐"

다음은 추 전 장관과의 일문일답.
-- 경선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 여태까지 '개혁 피로감' 운운하며 민주당답지 않은 소리가 많았는데, 제가 정공법을 말하니 위로받았다는 지지자들이 많다.

정의·공정·법치에 대한 정공법으로 임하겠다.

--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이 상승, 2위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진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 정부를 "독재적"이라고 지적하는 어깃장을 보며 속 터지는 분들이 많았다.

또 개혁을 갈망하며 우리에게 40%의 지지를 보내줬던 분들이 보궐선거 참패로 멘붕이 왔다고 한다.

그런 분들이 제 출마의 변을 보고 다시 한번 믿어도 되겠다, 저런 건강한 목소리가 힘을 가졌으면 좋겠다 하면서 응원해주는 것으로 생각한다.

-- 추 전 장관 지지율에 대해 김기식 전 의원은 "보수진영이 이준석에 대한 전략적 선택으로 '탄핵의 강'을 넘어섰는데, 민주당 지지층은 '조국의 강'을 넘어서려는 순간 강가에 배수진을 친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 반역사적 관점이다.

3·1 만세운동을 불렀는데, 일제가 더 탄압하고 불온 세력이라고 지칭하면 역사적으로 3·1운동을 탓할 것인가.

-- 추 전 장관의 대권 등판을 놓고 중도 확장성과 본선 경쟁력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추·윤 갈등' 당사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띄워준다는 시각도 있다.

▲ 제가 나와서 불리하겠다 싶은 사람들이 견제구를 던지는 말이다.

저도, 민주당도, 대통령도 지지율이 다 올라가더라.
-- 재보선 패배 원인을 분석한다면.
▲ 졌다는 것에 큰 비중을 둘 필요가 없다.

촛불혁명은 그 자체로 완성이 아니라 시작이다.

혁명 이후 반동이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이고, 재조산하(再造山河·나라를 다시 만드는 일)와 국가 대개혁을 하다 보면 여러 갈등이 표출되고 진영논리로 왜곡되기도 한다.

고비를 넘어야 한다.

집권당이 매를 맞으면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면 되지 지나치게 위축돼 우왕좌왕하거나 정신줄을 놔버릴 필요는 없다.

--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 여론이 더 높은 것은 사실이다.

▲ 추진체에 자기 확신이 없고 휘청거리면 지지자들이 위축되고,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진다.

앞으로 5년간 촛불혁명을 재점화해 사회의 부조리와 양극화를 해소해낼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감을 불어넣는 것이 중요하다.

-- 불평등 해소를 위한 최우선 과제는
▲ 부동산 문제가 경기변동과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주범이다.

이걸 해결 못 하면 거품이 갑자기 꺼지면서 부채의존형 경제가 기초부터 허물어질 수 있다.

부동산 문제가 경제·재정·금융정책을 작동 불가능하게 만드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부동산이 투기의 수단이 되지 않도록 하는 '지대개혁'이 필요하다.

-- 부동산 세제 방안은.
▲ 보유세는 올리지만, 거래세는 낮출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거래세는 '자본이득세' 비슷한 측면이 있다.

미국은 단순거래세가 아닌 자본이득세는 굉장히 중과세하는데, 이런 방식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자본이득을 포함한 양도소득세를 낮춰달라고 요구하면, 그렇게 할 수는 없다.

--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에 대한 견해는.
▲ 정부의 연구·개발(R&D) 투자로 기업이 창출한 이익을 특정한 세목으로 거둬 청년 배당을 지급하거나, 귀농 청년들을 지원하는 식으로 기본소득의 발전적 응용이 가능하다.

또 지역화폐를 통한 지급은 인플레이션 유발 우려를 비교적 덜면서 지역 경제를 살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1년에 한두 번이라도 기본소득을 시행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

-- 20·30 청년세대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지는 경향이 보인다.

▲ 기득권층이 반칙과 특권으로 피자의 5분의 4를 다 가져갔는데, 나머지 5분의 1 중에서도 할당제로 특별하게 떼어가자고 하니 '우리가 나눠 먹을 게 없다'고 하는 충돌이 생긴다.

그게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다.

특권 혁파로 청년들에 돌아갈 몫을 키워야만 한다.

-- '페미니즘 반대' 발언을 놓고 정의당과 일부 여성들의 비난이 컸다.

▲ 이른바 '페미 현상'이 소수화되고 독선적으로 되는 것을 경계하자는 얘기다.

페미니즘은 포용주의다.

저는 젊은 여성 법관이자 여성 정치인으로서 기성의 사회체제를 치열하게 돌파해낸 개인 경험이 있지만, 모든 여성이 다 슈퍼우먼이 되라는 것도 아니고 여성 우월주의를 강조하지도 않는다.

상호 존중하며 근본적인 문제를 봐야 한다.

-- 남은 검찰개혁 과제를 꼽는다면.
▲ 현재의 문제는 법률·제도적인 측면보다는 의식과 조직문화, 책임지지 않는 관료주의 등이 복잡하게 작용하는 상황이다.

수사·기소 분리의 선봉에 섰어야 할 검찰총장이 "수사는 기소에 복무하는 개념"이라는 있을 수 없는 논리로 가장 강력하게 반대했는데, 견제·균형·분권의 민주적 작동원리에도 맞지 않는다.

-- 언론개혁에 대한 복안은.
▲ 언론이 진영논리에 갇혀 일방의 목소리만 대변하고, 진실 보도를 하지 않고 세몰이만 한다.

심지어 대통령이 외교 무대에서 좋은 성과를 내도 제대로 보도를 하지 않는데, 대통령을 어느 진영의 대표주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포털 알고리즘으로 인해 생각과 사상의 편식이 생기는데, 사고의 다양성을 지키는 것이 건강한 민주주의를 위해 바람직하다.

-- 개헌 구상에 권력구조 개편이 포함되나.

▲ 토지공개념 강화나 기본권 강화 등 개헌에는 찬성하지만, 이원집정부제나 내각제에 대해서는 국민이 거북해하고 동의하지 못할 것 같다.

-- 현 대통령제를 4년 중임제로 개편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 논의하기에 따라서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 정체되어있는 남북관계를 풀 해법은.
▲ 신세대 평화론을 꾸준히 설파해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당 부부장은 해외 유학파다.

이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끔 쉬운 말로, 선대의 핵무장론 유훈통치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고를 할 수 있도록, 공존과 번영의 기회로 안내하고 싶다는 것이다.

2018년 판문점선언 때 김 위원장을 만나 술을 따르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좋은 지도자가 되어 달라"고 한 뒤에 혹시 불편해할까 싶었는데 복도에서 마주친 김 부부장이 "대표님 잘 압니다"하며 친근하게 다가오더라. 정말 신세대가 맞는구나 싶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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