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국회의서 "방역 태만" 질타
상무위원 등 최고위 간부 해임
北 코로나에 뚫렸나…김정은 "중대사건 발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이 방역 상황을 언급하며 “국가와 인민의 안전에 커다란 위기를 조성하는 중대사건을 발생시켰다”고 말했다. 그동안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고 주장해온 북한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해석할 여지를 열어둔 것이다.

30일 북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은 전날 정치국 확대회의를 소집하고 “책임 간부들이 세계적 보건 위기에 대비한 국가비상방역전의 장기화 요구에 따라 대책을 세우는 데 대한 당의 중요 결정 집행을 태공(태업)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정은은 중대사건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세계적 보건 위기를 언급하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음을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그동안 3만1083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지만 확진자는 없었다고 주장해 왔다.

코로나19 확산이 아니라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정은은 당 전원회의 종료일로부터 불과 11일 만에 확대회의를 열어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등 고위 간부의 해임 및 인사이동을 단행했다. 5명의 정치국 상무위원 중 군 서열 2위인 이병철 부위원장이나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김덕훈 내각총리의 경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정은이 당과 주민 통제 강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정은은 이날 시종일관 ‘무능’ ‘무지’ ‘무책임’ 등의 단어로 간부들을 비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번 확대회의는 급하게 연 게 아니라 준비한 회의”라며 “당 상무위원 해임이 사실이라면 북한 체제의 어려움이 심각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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