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등판·최재형 사퇴…野 대선판 이번주 '빅 이벤트'
야권의 대권 판도가 이번주 윤곽을 드러낸다. 야권 여론 지지율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출사표를 던지고, 최재형 감사원장도 향후 정치 행보를 열어두고 감사원장직에서 사퇴한다. 원희룡 제주지사, 홍준표 의원,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등 당내 대선주자들도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건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29일 서울 양재동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정계 진출을 선언한다. 이날 대선 출마를 선언할지는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치권은 이날 선언을 대권 출사표로 받아들이고 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24일 대변인을 통해 이날 “국민 여러분께 제가 앞으로 걸어갈 길에 대해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하는 시간도 갖겠다고 공언했다. 정치권의 관심은 처가 의혹 등을 담은 ‘윤석열 X파일’ 등에 대해 내놓을 메시지 내용에 쏠리고 있다. ‘정치인’ 윤 전 총장이 그동안 고심해온 정치·경제·사회 주요 아젠다도 이날 공개된다. 윤 전 총장이 직접 발표문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그의 행보는 방송 등을 통해서도 생중계될 예정이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윤 전 총장이 국정감사 등에서 내놓은 메시지는 선명하고 선이 굵었다”며 “국민들이 이날 윤 전 총장의 발언 내용에 어떻게 반응하느냐 여부가 향후 정치 행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야권의 대선 후보로 급부상한 최 원장은 28일 감사원장직에서 사퇴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과 최 원장이 대권을 두고 경쟁할 경우 시너지가 날 수 있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여권은 “헌법이 정한 감사원장 임기(4년)를 내던지고 감사원장으로서 정치적 중립 의무를 어기고 있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최 원장도 감사원장 사퇴 직후 정계 입문이 초래할 수 있는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여론의 검증을 받는 과정에 중도 하차할 경우 최 원장이 급부상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최 원장은 지난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언론이나 정치권에 많은 소문과 억측이 있다”며 “생각을 정리해 조만간 (말하겠다)”고 했다. 이번주 감사원장 사퇴 발표 과정에서 최 원장의 향후 정치 행보를 가늠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전 총장과 최 원장이 정치권에 들어오면 야권 후보로 경쟁하게 될 것”이라며 “국민의힘 입당 여부와 시기가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민의힘 복당에 성공한 홍 의원과 황 전 대표는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시작한다. 홍 의원은 28일 ‘청년정책토크쇼’를 통해 청년 일자리 관련 정책 간담회를 할 계획이다. 황 전 대표는 오는 30일 《초일류 정상국가》라는 제목의 저서 출간 행사를 연다. 정치 입문 후 처음으로 직접 쓴 책이다. 원 지사도 다음달 지사직에서 사퇴한 뒤 대권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알려졌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