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포럼서 기자들과 만나…"워킹그룹 폐지로 북한에 인센티브 안 돼"
문정인 "연합훈련 중단해도 북이 화답안하면 말짱 소용없어"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은 25일 8월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 중단이 남북관계 개선에 계기가 될지에 대해 "우리 정부가 제안한다고 해도 북한에서 화답을 안 하면 말짱 소용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이사장은 이날 오후 제주포럼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한 뒤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한다고 내놓는 것은 좋은데 북에서 받으면 좋겠지만 북에서 안 받으면 (남북관계에 대한) 지지가 훅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북한이 대북 적대시정책의 하나로 여기는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해 북한이 대화에 복귀할 명분을 줘야 한다는 주장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그러면서 남북간 대화가 중요하다며 "남북정상회담을 해야 한다.

비공식적으로 진행하고, 이후에 발표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2018년 5월 26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2차 남북정상회담'을 한 뒤에 그 결과를 하루 늦은 27일 발표한 것처럼 지금의 교착국면을 풀려면 남북 정상이 비공개로라도 만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 이사장은 또 최근 한미가 북한이 거부감을 보여 온 워킹그룹 종료에 합의한 데 대해서도 "북한에 인센티브가 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공동성명에 '완전한 조율'이라는 것을 전제했기 때문에 워킹그룹이 없다고 해서 한미 간 협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협의는 하겠지만 얼마나 하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우리 정부의 용기와 결기에 달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킹그룹 존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대북제재에 관계없는 남북협력 사업은 한미 간 논의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 이사장은 또 "중국이 협력하면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북한 핵 문제는 미중 간 협력을 하기로 했으니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북한이 중국의 말을 들을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