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외교부 수뇌부가 잇따라 대면 접촉을 강화하면서 양국간 공동 인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주 미국에서 한미 외교부 차관회담이 열린 데 이어, G7 정상회의 수행차 런던을 방문 중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12일(현지시간) 영국 콘월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다시 만나 한·미 정상회담 후속조치와 한반도 및 지역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13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 장관과 블링컨 장관은 5·21 한·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됐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백신, 첨단기술·공급망, 원자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후속조치를 충실하게 이행해 나가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이번 G7 정상회의에 한국이 초대된 것을 계기로 미얀마 사태, 전 세계 백신 보급 등 한반도 외 지역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해서도 한·미 공조를 심화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강조했다. 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 목표를 재확인하고,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견인하기 위한 양국간 긴밀한 공조를 지속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도 두 장관이 동북아와 인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한 평화와 안보, 번영에 있어 한미동맹이 핵심축(린치핀)임을 재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노력을 포함해 광범위한 이슈에서 한·미·일 긴밀한 협력에 대한 약속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한·미·일 3국 협력 강화는 우리 외교부도 언급했다.

올들어 1~2월 나란히 외교 수장으로 취임한 블링컨 장관과 정 장관은 지난 3월 서울에서 열린 한·미 국방·외교장관(2+2) 회의에 이어 5월 런던G7 외교·개발장관 회의과 한·미 정상회담 등에서 잇따라 스킨십을 늘려 왔다.

지난 9일(미국 동부시간)에는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이 워싱턴D.C.에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차관회담을 갖기도 했다.

한 외교부 관계자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양국 간 긴밀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고 각 급에서 대면 협의를 더 활성화해 나가고 있다”며 “한반도 비핵화 및 우리 외교의 중심축이 ‘미국’이란 점은 보다 확연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