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만나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면 금강산 개별관광을 추진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는 변함없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금강산을 넘어 원산과 마식령 일대까지 관광을 넓히고 싶다는 의사도 밝혔다.

이 장관은 1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금강산 관광 사업자인 현대그룹의 현 회장 일행을 만나 “금강산 관광 정상화는 2018년 평양 남북공동선언에서 합의된 사항”이라며 “인도적 측면에서 이산가족과 실향민의 개별 방문부터 시작해 이후 원산과 마식령 등으로 협력 공간이 더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금강산 관광을 위한 북한 지역 내 시설 개보수 추진 의사도 드러냈다. 이 장관은 “현재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금강산이 열리면 이산가족 면회소 등 관련 시설 개보수 작업도 추진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장관과 현 회장의 만남은 통일부의 대북 관광사업자 연쇄 회동 차원에서 이뤄졌다. 이 장관은 오는 4일에도 금강산 골프장 건설 등에 참여한 이중명 아난티그룹 회장 겸 대한골프협회 회장을 만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현 회장도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리도 기대가 크다”며 “남북한 관계가 잘 풀려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이 빨리 재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역겹다”는 논평을 내놓은 지 하루 만에 이 장관이 금강산 개별관광 재개를 언급한 것이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달 31일 김명철 국제문제평론가 명의의 논평을 내고 “일을 저질러놓고는 죄의식에 싸여 이쪽저쪽의 반응이 어떠한지 촉각을 세우고 엿보는 그 비루한 꼴이 실로 역겹다”고 문 대통령을 비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