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 외교원장, 학술회의서 '대북정책 적극적 역할' 주문
김기정 "美 동맹중시는 대중포위 구상과 동전의 앞뒷면…기회이자 제약"
"美가 우리 대북정책 승인했다 해석하고 한 발짝 더 저질러야"(종합)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24일 한미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 "미국이 과거 우리의 대북정책을 승인했다고 해석하고 반 발짝, 한 발짝 더 저지르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이날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공동 주최한 국제안보학술회의 토론에서 "미국이 이번에 남북대화, 관여, 협력을 지지 선언한 것을 확대해석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의 발언은 한미 정상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정상회담 뒤 채택한 공동성명에 2018년 4월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을 존중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원장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외교적 해법을 강조하며 "공은 북한 코트에 있다"고 한 점을 거론하며 "저는 이 공을 우리가 받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이 적극적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토론에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재개할 만한 유인책이 없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제재 완화 시그널과 같이 교착 국면을 뚫을 수 있는 돌파구가 될 만한 게 없었다"며 "이후의 한국 정부와 미국 외교의 숙제"라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또 "우리가 살 수 있는 길은 한미동맹과 함께 한중협력을 포함한 다자협력을 병행 발전시키는 것"이라며 "한미동맹과 한중협력 이 두 가지를 양자택일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김기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앞서 발표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동맹 중시 외교는 대중 포위를 위한 동맹 활용 구상과 동전의 앞뒷면처럼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는 우리에게 기회이자 제약 요인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정부의 동맹 중시로 한미동맹이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동시에 미국의 동맹으로써 대중 압박에 기여해야 할 부담이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미일 주도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의 충돌로 양자택일의 선택 압박이 커지고 있다"며 "한미동맹을 안보의 기본축으로 하면서 한중교역과 투자를 바탕으로 경제 성장해 온 한국의 생존 및 번영 전략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서욱 국방부 장관은 축사에서 "군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양국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학술회의는 미중 간 전략경쟁 심화가 한반도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한국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美가 우리 대북정책 승인했다 해석하고 한 발짝 더 저질러야"(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