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매진한 친문 우회적 비판
재보선 후 여의도 첫 등장한 이재명의 메시지 "실용적 민생개혁"

4·7 재·보궐선거 이후 여의도를 처음 찾은 이재명 경기지사(사진)가 20일 “실용적 민생개혁”을 화두로 던졌다. 정치권에서는 “재보선 패배 원인이 검찰개혁에 집중했던 '친문(親文)'에 있음을 우회적으로 거론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지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청소·경비노동자 휴게시설 개선 국회토론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번 재보선 결과는 저로서는 매우 충격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의 선택은 언제나 옳다고 본다”며 “저도 더불어민주당 정권과 문재인 정부 일원인 만큼 책임을 통감하고 앞으로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의 삶을 개선할 수 있도록 치열하게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그려면서 이 지사는 “거대한 개혁담론도 중요하지만 일상의 삶을 개선하는 실천적 민생개혁이 정말 중요하다”는 말을 꺼냈다. “앞으로 지금 남아있는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국민 삶이 과거보다 고통스럽지 않도록, 티끌만이라도 나아질 수 있도록 작은 성과를 끊임없이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지사는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치는 실용적 민생개혁의 실천이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티끌만한 성과를 부지런히 이뤄내면 그것이 쌓이고 쌓여 태산 같은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기도가 시행 중인 주거·자립지원금 증액, 사회적 기업의 고용 기간 연장, 플랫폼 노동자들의 산재보험료 지원 등 정책을 소개하며 “권한과 역할이 제한적이고, 세상을 바꾸기에 턱없이 작은 시도일지라도 당사자들에게는 절실한 민생 문제”라고 했다.

민주당 친문 주류 내에서 ‘검찰·언론개혁의 중단 없는 전진’이라는 기조가 여전한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검찰·언론개혁 등 많은 국민들이 염원하는 개혁 입법을 흔들리지 않고 중단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당대표 경선에 나선 홍영표 의원도 “민주당의 정체성은 개혁이며 어려운 시기라 해도 오랫동안 쌓아온 정체성을 포기하면 안 된다”며 “국민의 신뢰와 동의하에 검찰의 수사·기소권을 완전 분리하는 데까지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부동산 정책방향과 관련해서는 자신의 소신인 ‘임대사업자 혜택 폐지’를 촉구했다. 그는 “주택공급이 부족하다하는데 공식적으로 등록된 임대용 주택만해도 분당신도시의 10배에 맞먹는 160만세대에 달한다”며 “임대사업자에 취득세 보유세 등 각종 세제혜택을 주는 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불로소득을 실현할 수 없도록 강력한 대책을 일찌감치 시행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사태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보유세 인상에 부담을 느끼는 국민이 많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보유세가 부담된다면 일단 이연해 납부를 미뤘다가 양도나 상속 등으로 소득이 발생했을 때 받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민주당 내 강성당원 문제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표현방식이 폭력적이거나 상례를 벗어난다면 옳지 않다”며 “일반 당원들의 집단지성이 소수의 격한 표현방식에 과도하게 영향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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