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당무위원회를 마치고 나오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당무위원회를 마치고 나오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4·7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가운데 2030세대 민심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 출구조사 결과 2030세대가 오세훈 서울시장에 압도적 지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내년에 있을 대선에서도 2030세대의 표심이 키가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에게도 등 돌린 2030 민심

이 같은 상황에서 2030세대가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부정적인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이들 2030세대가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에게 지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 여론조사 전문회사가 지난 15일 공개한 4월2주차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여론조사 결과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이 지사가 26%포인트로 선두를 지켰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23%포인트)이 뒤를 이었다.
지난 6일 당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앞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6일 당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앞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스1
눈길을 끄는 점은 2030세대의 민심이다. 보궐선거 이후 민주당 내부에서는 2030세대가 등을 돌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그동안 보수정당에 냉담하던 2030세대가 오 시장을 찍어줬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지난 7일 오후 8시 투표 종료 후 발표된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오 시장은 4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에서 박영선 민주당 후보보다 더 높은 득표율을 거뒀다. 20대의 경우 오세훈 시장은 55.6%포인트, 박영선 후보 33.6%포인트로 조사됐다. 30대 예상 득표율은 오세훈 후보 56.5%포인트, 박영선 후보 38.7%포인트로 나타났다. 2030세대에서 두 후보의 격차는 각각 22%포인트, 17.8%포인트에 달했다.

"호불호 있지만 핵심은 '일 잘하는 이미지'"

이러한 민심은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에도 반영됐다.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잘하고 있다'(매우+잘함)는 긍정적 평가는 35%포인트, '못하고 있다'(매우+못함)는 부정적 평가는 58%포인트로 나타났다. 20대(18~29세)를 살펴보면 긍정 평가는 28%포인트, 부정 평가는 56%포인트다. 30대(30~39세)는 긍정 평가가 39%포인트, 부정 평가는 57%포인트다.

이 지사를 향한 지지는 상반된 지표로 나타난다. 대선후보 적합도 1위 성적표를 받아든 이 지사는 20대와 30대에서도 지지율 1위로 나타났다. 20대 지지율은 18%포인트이며 30대 지지율은 32%포인트다. 이 같은 2030세대의 민심을 두고 민주당 내부에서는 '일 잘하는 이미지'만이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민주당 의원은 "이 지사를 향한 호불호가 명확하지만 대체적으로 일 잘한다는 이미지는 국민적 공감대 아닌가"라며 "민주당 역시 쇄신과 혁신의 과정에서 유능함을 보여줘야 차기 대선에서 2030세대의 민심도 받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3620명을 대상으로 접촉해 이 중 1010명이 응답(응답률 27.9%)했다.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 조사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확인하면 된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