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긴장 고조 속 바이든과 만나는 첫 외국 정상 주목
일본 정부 관계자 "미국, 무언가 얻어내고 싶을 것" 우려
'외교 서툰 총리' 스가, 바이든과 대면 정상회담은 시험대
외교 경험이 부족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에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첫 대면 정상회담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미국을 방문 중인 스가 총리는 현지시간 16일 오후(한국시간 17일 새벽)에 열리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 대(對)중국 대응 및 대만 해협 정세 ▲ 북한 핵·미사일 및 납치 문제 ▲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및 한미일 협력 등 광범위한 외교·안보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 1월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이 외국 정상과 처음으로 대면 회담을 하는 자리여서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16일 자 '외교 서툰 총리의 수완은'이라는 제목의 해설 기사에서 스가 총리의 외교 수완을 가늠할 수 있는 방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9월 취임한 스가 총리의 이번 방미는 작년 10월 베트남·인도네시아 방문 이후 두 번째 외국 출장이다.

최대 동맹국인 미국과의 첫 대면 정상회담을 앞두고 스가 총리는 주말인 10~11일에도 이치가와 게이이치 외무성 북미국장 등을 총리공관에 불러 막바지 준비에 열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스가 총리가 외교에 서투르다는 것은 일본 정계와 관가의 공통적인 인식이라고 아사히는 전했다.

스가 총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2차 정권 때 7년 8개월 동안 관방장관으로 재직하면서 부처 간 정책 조율이나 재해 등의 위기관리 등 주로 내치를 담당했다.

외국 정상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도 총리관저 만찬 등에 참석하는 일이 적었고, 외국 출장은 미국 본토와 괌 두 차례뿐이었다.

이에 반해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의원 36년의 관록은 물론 외교정책 분야를 중심으로 한 실력을 인정받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러닝메이트가 돼 당시 행정부에서 8년 간 부통령을 지낸 인물이다.

당초 스가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의 첫 대면 정상회담 상대로 결정됐을 때 일본 정부 내에선 들뜬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한다.

미일 정상회담의 외교 성과로 스가 내각 지지율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미중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열리는 이번 미일 정상회담이 스가 총리에게 만만치 않은 도전 과제를 던질 것이라는 우려 섞인 시각도 있다.

아사히에 따르면 일본 정부 관계자는 "미국은 코로나 상황에서도 만나니 일본으로부터 무언가를 얻어내고 싶을 것"이라며 "일대일 주고받기가 되면 무엇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말했다.

외무성 간부는 미국 측의 다양한 수를 상정해 준비하고 있지만 "어떤 카드를 쓸지는 총리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스가 총리는 이번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자유나 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로 맺어진 일미(미일) 동맹을 강고하게 하고 싶다"고 미일 정상회담에 관한 구상을 밝혔다.

아울러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해 일미 리더십을 세계에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